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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후보의 투표 모습 ⓒ 뉴시스
'결전의 날'을 맞은 대선후보들이 9일 오전, 일제히 투표를 마친 뒤 각자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표 당일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대선후보는 자택 및 당사에서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거나 SNS 등을 통해 투표 독려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몇몇 후보들은 뒷산 산책과 선친 묘소 참배, 본가 방문에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이날 투표를 마치고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깜짝 산책'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8시30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홍은동 자택에 들렀다. 이후 오전 10시30분경 주황색 등산복과 노란색 운동화를 착용한 채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부인 김씨와 자택 뒤편에 위치한 산으로 발걸음을 옮긴 문 후보는 정상에 오른 후 "도로 때문에 산길이 끊겼는데 은평구청장이 생태연결 다리를 놔서 여기와 북한산이 이어진다"며 말문을 열었다.
'선거운동도 끝나서 홀가분할 것도 같고 맘이 더 무거울 것 같기도 하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하나도 홀가분 안 합니다"라며 당선되더라도 즉시 국정운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염두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문 후보는 내려오는 길에서도 대선 관련 언급은 삼간 채 주변의 꽃과 나무에 시선을 두고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 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 이름이 뭐게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조팝나무'란 답이 돌아오자 "이것은 이팝"이라며 답을 바로 잡기도 했다.
그러면서 "멀리서 보면 부슬부슬한 흰 밥 같다고 '이팝'이라고 불렀다. (광주) 5·18 묘역에 들어가는 길 2∼3㎞에 이팝나무 가로수가 있는데 딱 5·18 시기에 만개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도 같은 날 오전 8시40분경 서울 송파문화원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부인 이순삼씨와 투표를 마쳤다.
그는 예정된 일정대로 큰 아들인 정식씨와 함께 경남 창녕에 위치한 선친 묘소를 찾았다. 오후 1시47분경 부친 묘소를 찾아 절을 올린 홍 후보는 "(투표 결과가) 잘 될 거라고 본다"며 긍정의 말을 내놓았다.
이어 차로 5분 가량 떨어진 모친 묘소를 찾아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면서기가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 했었다"며 "검사를 한다니까 옛날 촌에 나락(벼) 검사하는 사람을 말하는 줄 알고' 야야, 그거 하면 돈 많이 번다'고 했던 그런 양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여기가 외갓집 선산인데 친가는 돈이 없어 공동묘지에 계신다. 우리 엄마는 좋은 자리 와 계신데 아버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홍 후보는 지지자들이 '이번에 안돼도 힘내세요'라고 하자 "아이고, 다음까지 갈 시간이 없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후보도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뒤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본가를 찾았다.
유 후보는 어머니인 강옥정 여사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부인 오선혜씨에게 "그동안 애썼다"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제 어버이날인데도 못 찾아봬 오늘 찾아뵀다"며 "서울로 올라가 당에서 고생한 분들을 격려하고 함께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하며 인사를 나눴다. 같은 시간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도 서울 영등포구 한강 둔치에서 열린 '투표독려 페이스북 라이브행사'에 참여하며 투표 독려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