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덕이 없으니 같은 당 의원들이 탈당하는 것 아니냐" 직격탄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2일 TV토론에서 맞붙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TV토론. ⓒKBS 방송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2일 TV토론에서 맞붙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TV토론. ⓒKBS 방송화면 캡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2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형제' 이야기를 꺼냈다가 되레 비판을 들었다.

    홍 후보가 사과하면서 일단락된 '돼지발정제'논란을 키워보려다, 소속의원 14명이 탈당해 홍 후보를 지원키로 한 이야기만 언급됐다는 평가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2일, 제19대 대선후보 제3차 초청 TV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먼저 포문은 유승민 후보가 열었다. 유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갈등이 있다"며 "촛불집회와 태극기 세력 등이 지금도 서로를 공격하는데, 홍준표 후보는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앞서 홍준표 후보는 경선 출마 과정에서 '양박'등을 꼬집으며 친박계와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탄핵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했다. 그 과정에서 홍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춘향이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향단이더라"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경선이후 '보수 대통합'을 부르짖으며 보수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발언을 해나갔다. 홍 후보는 "박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싸움에서 진 것"이라며 부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일부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됐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유 후보가 홍 후보에 이같은 질문으로 공세를 한 것 또한 홍 후보의 보수대통합 행보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정치적 탄핵은 정치인이 결정해서 할 수 있겠다"며 "사법적 탄핵대상은 아니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탄핵은 국회의원이 자기들끼리 하니깐, 유승민 후보처럼 배신하고 찬성할 수는 있다"면서도 "사법적 판단은 정식 절차에 따라 하는 게 옳지 않은가 하는 것"이라 짚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들을 제기하며 공정한 재판을 강조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탄핵재판당시 야당이 일방적으로 추천한 특검에 의해 수사가 이뤄졌고, 검찰의 공소장만 가지고 재판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은 이 과정에서 촛불세력에 기대기도 했다. 자신이 당선되지 않으면 '민중주의'로 흘러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홍 후보에 대한 공격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자, 유 후보의 공세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흉악범을 사형집행키로 하신 것으로 아는데 성폭력범은 어떠냐"고 물었다. 홍 후보가 지난 2005년 쓴 자서전의 내용인 '돼지 발정제'이야기를 다시 끌어내기 위한 질문이다. 홍 후보로 보수가 통합되는 움직임에 어깃장을 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홍 후보는 "성폭력 범이 아니라 살해하고 그런 사람이 이미 사형수로 있다"며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는데, 그런식으로 비열하게 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공격이 계속되자, 홍 후보도 참고 않고 공세로 전환했다. 그는 전날 바른정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 유승민 후보를 뒤로하고 홍 후보를 지지키로 한 것을 거론하며 유 의원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에 왜 나오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후보가 덕이 없어서라 말하더라"며 "단속을 잘하라. 대구에 가보면 유 후보가 배신자라 앞으로 정치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고 했다.

    유 후보는 "내가 누구를 배신했느냐, 박근혜 대통령은 헌재가 파면했다"고 반박했지만, 이에 홍 후보는 "헌재 판결이 잘못됐다고 얘기했다"고 맞받았다.

    지난 1일 바른정당 의원 14명은 집단으로 탈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키로 했다. 이들은 오르지 않는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