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맹추격...상당수 안희정 지지층, 安 후보 쪽으로 이동한 듯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한다는 여론조사가 다시 나왔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전국의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50.7%로, 문 후보(42.7%)에게 오차범위 밖의 우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달 18~19일 조사에서는 양자대결 시 문 후보 50.1%, 안 후보 38.6%였으나 구도가 역전된 것이다. 이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안희정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자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34.9%를 기록, 문 후보(38.4%)를 오차범위 내인 3.5% 포인트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3위는 9.6%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4위는 2.7%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5위는 2.1%의 지지율을 얻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로 집계됐다.

    지역별 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호남에서는 문 후보(46.0%)가 안 후보(40.6%)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이상 급상승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안 후보 39.3%, 문 후보 23.2%, 홍 후보 15.2%로 안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출신지인 부산·경남에서는 문 후보가 35.7%, 안 후보 31.3%로 나타나 접전 양상을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후보 측이 선거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최순실 정국에서 '적폐청산론'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이어왔지만, 안 후보의 추격과 공세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에선 이런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인지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재인 캠프의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지원 대표를 필두로 '문모닝당' 지도부는 지난 3월 한 달 간 공식석상에서 문재인 후보를 240차례나 언급했다"며 "대부분 문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대변인단이 쏟아낸 논평, 브리핑 중 57건이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였다"고 비판했다.

    권 부대변인은 이어 "안철수 후보와 박지원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제부터 안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여 1,500명(유선 478명, 무선 1022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29.4%(유선 24.1%, 무선 32.8%)이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