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0~70% 응징하겠다는 것"...文 측 "한사람 마음도 소중히" 자성론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때문에 보복 문화가 번지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3일 당 회의에 참석해 "문 전 대표가 네거티브에 올인하면서 분노와 보복의 정치를 이끌고 있다"며 친문세력의 이른바 '반문 낙천운동' 논란을 비판했다.

    특히 박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친문 네티즌들이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는 기초의원들의 명단과 함께 이들의 지방선거 공천 때 응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SNS를 통해 전파하고 있다는 얘기를 민주당 주요 의원으로부터 들었다"며 이른바 '문빠'들의 문자폭탄 행태를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 문자폭탄 사건 때도 문 후보는 정치인이라면 그런 문자도 받을줄도 알아야 한다고 문자폭탄을 옹호한 바 있다"며 "문 후보 자신이 네거티브에 올인하면서 분노와 보복의 정치 이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친문 지지자들은 지난 1월 민주당 연구원이 만든 '개헌보고서'를 비판한 비문계 의원들을 향해 "내부 분탕질하는 자유한국당 2중대" "두 번 다시 표를 주지 않겠다" 등의 문자를 보내거나, 해당 의원들의 후원 통장에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수차례 입금하기도 했다.

    당시 비문 의원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일을 못할 지경"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음에도, 문 전 대표는 지지층에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정치인이라면 그런 문자를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문 전 대표가 문자테러를 감행한 사람들은 두둔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한 피해 의원들만 비난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지원 대표는 이에 대해 "내 편이 아니라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대결 정치, 도로 친노 정치는 보복 문화로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희정 지사에 대해선 "경쟁 상대지만 우리는 안 지사를 통해 표출된 에너지를 매우 귀하게 여긴다. 문 전 대표가 과거, 패권에 기대고 있다면 안 지사는 미래, 통합의 길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라고 안 지사를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또 "그러나 안 지사의 도전은 친문패권에 가로막혔고 응징대상이 됐다. 이는 '문재인 편'이 아니면 응징한다면 대한민국 60~70%의 국민을 응징하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박 대표가 친문세력의 보복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안 후보를 높게 평가한 것을 두고 안희정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패권의 높은 벽을 실감한 안희정 후보와 그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이날 민주당 최종 경선에서 문 전 대표로 확정될 경우 박지원 대표의 '문재인 때리기' 수위는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문 전 대표 측은 "이제 정말 단 한사람의 마음도 소중히 여기는 정성이 필요하다"며 포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재인 캠프' 임종석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분들께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과정에 다른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를 돌아봐야 할 때"라며 자성론을 폈다.

    특히 임 비서실장은 "문자폭탄이나 18원 후원금 등은 함께 해야 할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정권교체에 이견이 없는 많은 동지들의 마음이 다치고, 또 닫혔다"며 "이제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따뜻한 연대의 정을 나누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