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이 '이제 됐다'라고 하면 중단"… 이송 직전까지 의지 보여김평우와 담소 "우리는 경주 출신, 나라 지키는 '화랑의 DNA'있는 듯
  •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구국 금식 기도' 9일째인 8일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구국 금식 기도' 9일째인 8일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9일째 '구국 금식 기도'를 강행하던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8일 저혈당 증세를 보여 구급차로 긴급 이송됐다. 매 시간마다 혈당을 체크하던 권 전 장관은 전날인 7일 저녁부터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는 등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장관은 당초 자신의 주치의가 있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긴급 진단을 받았으며, 해당 병원의 병실이 부족한 탓에 현재는 중앙보훈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한 상태다. 권 장관의 측근은 "치료하면서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권 전 장관은 체력이 상당 수준 소진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식 기도'의 의미와 '간절함'을 피력하면서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되기 약 1시간 전 〈뉴데일리〉와 만나 "내가 목표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버틸 것"이라며 "성령(聖靈·Holy Spirit)께서 '이제 됐다'라고 할 때가 그 때다. 내 건강이 도저히 지탱하지 못하는 (저혈당) 수치를 성령이 나에게 (금식 중단을) 명하는 기준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권 전 장관은 본지 기자와 만나기 직전 대통령측 변호인인 김평우 변호사와의 면담과 관련해선  "'나라 지키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렵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권 전 장관은 이어 "내가 김 변호사에게 '국내 기라성같은 헌법 학자와 변호사들은 자신들의 로펌에 목줄을 대고 있으니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면서 나서지 않았다. 광장에서 아무리 (각하·기각을) 외쳐도 법적·논리적으로 뒷받침 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외국에서 활동해 국내의 누구와도 이해 관계가 얽히지 않은 당신(김평우 변호사)이 나서주니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전 장관은 김평우 변호사와 잠시 동안 담소도 나눴다. 권 전 장관은 "김 변호사와 아버지이신 김동리 작가님은 나와 고향이 같은 경주 출신인데, 그 때문인지 나라를 지키는 '화랑의 DNA'가 있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권영해 전 장관은 '하나님의 정의' '사법의 정의'를 기도 제목으로 세우고 지난 28일부터 금식을 시작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자신을 찾아오는 시민과 기자들에게 성경 구절로 한국 사회의 혼란을 설명해왔으며, 기독교계를 향해선 '기도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