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안국역 화장실서 '세수·면도'… 지지자 줄 이어
  •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구국 금식 기도'를 하며 지내는 헌법재판소 앞 텐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구국 금식 기도'를 하며 지내는 헌법재판소 앞 텐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구국 금식 기도' 4일째인 3일 오전, 권영해 전 국방장관은 여전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기도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 '금식 기도' 농성에 돌입한 권 전 장관은 이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성경을 펴고 기도할 뿐, 텐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텐트 주변에는 권 전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지지자들이 기도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권 전 장관이 "11시까지는 기도만 하겠다"며 텐트 방문객들에게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다. 헌재 앞은 권 전 장관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들과 태극기를 든 시민, 언론사 기자 무리,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5~6m씩 떨어져 주변을 경계하는 경찰관 수십명으로 북적였다.
    수 걸음 떨어져 있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관계자는 방문객들에게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여러 인사들과 시민들이 찾아와 힘을 보태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권 전 장관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교회 목사나 장로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어떤 이들은 텐트를 붙잡고 중보기도하며 권 전 장관을 보고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 ▲ '구국 금식 기도' 3일째인 지난 2일 텐트 안에서 성경을 보고 있는 권영해 전 국방장관.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 '구국 금식 기도' 3일째인 지난 2일 텐트 안에서 성경을 보고 있는 권영해 전 국방장관.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현장에는 권영해 전 장관의 가족들도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가까운 인척(姻戚)관계라고 밝힌 A씨(40대)는 〈뉴데일리〉취재진과 만나 "권 전 장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권 전 장관은 당뇨가 있어 수시로 혈당을 체크하고 있다"며 "지금도 기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밤에 잠을 자다가 혈당이 떨어지면 쇼크가 올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는 저혈당 증세가 보이면 즉시 병원에 가고 금식은 중단하기로 여러번 약속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권 전 장관이 내일(4일·토) 태극기 집회에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가겠다고 하는데, 가족들이 말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권 전 장관은 피곤한 모습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권 전 장관은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안국역 화장실로 걸어가 세수와 면도를 하고 온다"고 설명했다. 또 "돌아와서는 텐트에 다시 들어가기 직전, 헌재를 향해 서서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영해 전 장관은 금식 농성 기간에 대해 "최종선고가 나오거나, 이정미 재판관 퇴임과 상관없이 헌재가 재판 진행을 다시 계획하면 중단할 것"이라며, "최종선고가 나온다면 금식은 무의미하다. 이후에는 다른 방법으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