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가장 큰 원인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서울 늘봄학교 전국 꼴찌 … 서이초 사건 여파교원 부담 가중된 상황에서 전 국가적인 노력 따라야
  • ▲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모습.ⓒ뉴데일리DB
    ▲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모습.ⓒ뉴데일리DB
    우리나라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이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늘봄학교'를 도입했지만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은 오히려 참여율이 6.3%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되레 출산율이 높은 지방일수록 늘봄학교 참여율이 높은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는 있는 것이다. 물론 일선 교사들의 업무 부담과 책임 문제를 우려하는 탓이 큰 영향이지만 벼랑끝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누구나 아침 7시부터 최대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아이들을 정해진 시간까지 돌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발달 수준에 맞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등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라면 이보다 반가운 정책은 없을 것이다. 방과후의 자녀를 돌볼 방도가 없어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게 현실인 상황에서 아이를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 젊은 층도 많다.

    다만 늘봄학교 도입 첫 학기, 지역별 격차가 크다. 교육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학기 늘봄학교 시행 초등학교는 2741곳이다. 전체 초등학교 6175개 중 44.3%에 해당한다.

    부산과 전남의 참여율은 100%로, 지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경기도의 참여율은 73.3%로, 1330개교 중 975개교가 참여한다. 반면 서울은 608개교 중 38개교만 참여해 6.3%에 그쳤다. 10% 이하로 참여한 지역은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의 참여 저조는 '서이초 사태'의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따른 돌봄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참여 학교 추가모집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을 통한 사교육 감소 효과와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성급한 시행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학부모는 오랜 시간 학교에 머물러야 하는 아이의 정서적 부담과 늘봄학교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늘봄학교 시행에 가장 크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곳은 교직원단체다. 교사들은 전담 인력이 구해지지 않으면 기존의 수업과 행정업무에 늘봄업무 부담까지 교원에게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기간제 교원을 늘려 늘봄학교에 배치하는 등 학교 현장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나 결국 성패는 서울의 운용 성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그래도 합계출산율이 전국 꼴찌인 서울시에서 늘봄학교가 천덕꾸러기여서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늘봄학교는 초등학생 학부모 84%가 압도적으로 찬성한 제도로 서울시가 맨 앞줄에 서서 제도 정착에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교육당국, 학교 구성원 모두가 이 정책의 성공적 안착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