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선고 나오거나 재판 진행 다시 계획하면 중단""느헤미야같은 청렴한 지도자 나오도록 기도해야"
  •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헌법재판소 앞 '금식 농성 텐트'에서 성경을 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 권영해 전 국방장관이 헌법재판소 앞 '금식 농성 텐트'에서 성경을 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 〈에스더 4장 14절〉


    구약성경 '에스더서(書)'는 B.C. 486년경~465년경 사이 바사 제국(페르시아)의 수도 수산에서 발생한 유다 백성의 구원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에스더서에 따르면 당시 아하수에로 왕의 신하인 '하만'은 유다 백성을 전멸시키려고 했다. 이에 유다민족이자 왕후인 '에스더'에게 사촌 오빠 '모르드개'는 "네가 왕에게 가서 민족을 위해 (구원을) 요구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한다. 왕의 부름없이 스스로 왕 앞에 서는 것이 불법임에도, 에스더는 "나를 위해 3일을 금식해달라, 내가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라고 답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권영해 전 국방장관은 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관들을 성경 속 인물 '에스더'에 비유하면서, "'하나님의 공의'와 '법의 정의'를 위해 그 자리에서 할 일을 다 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헌재 앞에 텐트를 치고 '구국 금식 기도' 농성에 들어간 지 3일째, 권 전 장관은 자신과 태극기를 든 국민을 '모르드개'로 표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권 전 장관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에스더(헌재)의 역할만 강조하고 모르드개(태극기 국민)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지만, 에스더의 힘은 모르드개가 공급한 것"이라며, "탄핵 기각 요구와 금식 기도는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권 전 장관은 기자에게 직접 성경을 읽어주면서 "헌법재판관들이 오늘날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공의와 법의 정의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지, 재판관으로서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촛불이 무섭고 공갈(恐喝)이 무서워서 올바른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전 장관은 그러면서도 "하나님이 유대인을 구원하셨듯이 우리도 강한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한다"며 "하나님은 유대인을 망하게 하지 않으셨다"고 강조했다.

  • ▲ 권영해 전 장관이 금식 기도 중인 천막을 실은 차량.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 권영해 전 장관이 금식 기도 중인 천막을 실은 차량. ⓒ뉴데일리 이길호 기자
    "이제 종이 주의 종들인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 주야로 기도하며,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에 범죄하였나이다" 〈느헤미야 1장 6절〉


    권 전 장관은, 바빌론의 포로로 잡혀갔다가 당시 아닥사스다왕의 술 관원(官員)으로 있던 느헤미야의 이야기인 '느헤미야서(B.C 464~424)'도 현재 한국 사회 상황과 비교해 설명했다. 느헤미야는 폐허가 된 자신의 조국을 기억하고 왕에게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할 수 있도록 부탁한 인물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며 "우리 믿는 자들이 나라를 위해 하나님께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장관은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할 때 수 많은 방해자들이 생기지 않느냐, 그럼에도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한 손에는 공구를 들고 공사를 멈추지 않는다"라며, "우리가 하나님의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이 때 촛불세력 등이 방해하지만 견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전 장관은 〈느헤미야 5장 14절〉을 가리키면서 "느헤미야는 총독의 녹을 받지 않은 깨끗한 사람이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느헤미야를 본 받아야 한다"며, "느헤미야가 신앙·정치·도덕에서 부패했던 예루살렘 재건을 시작한 것과 같이, 대한민국에도 이런 지도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금식 농성 기간에 대해 "최종선고가 나오거나, 이정미 재판관 퇴임과 상관없이 헌재가 재판 진행을 다시 계획하면 중단할 것"이라며, "최종선고가 나온다면 금식은 무의미하다. 이후에는 다른 방법으로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 ▲ 지난 1일 세종로 사거리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 1일 세종로 사거리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