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주의자라 집회 안간다? 나는 아스팔트 주의자라 집회다니냐"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그야말로 등에 타지 않으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정쩡하게 있다가 호랑이에 잡아먹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성난 민심을 '호랑이'로 비유하면서 같은 당 의원들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질책한 셈이다.

    김진태 의원은 9일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 긴급 현안 토론회에 참석해 "태극기란 나에게는 호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괜히 어정쩡하게 까부는 늑대의 무리는 호랑이에 다 잡아먹히고 말 것"이라며 "시간이 없다. 무섭지만 호랑이 등에 제대로 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의 성난 민심을 호랑이로 지목하면서 호가호위하려 들면 크게 혼이 날 것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한 것이다.

    그는 "전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당은 뭐 맨날 이렇게 핑계가 많으냐"면서 "뭐 하자냐는 거냐"고 일갈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3·1절에 나가자는 의견과 국회의원이 장외투쟁에 나가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야당 의원들은 총동원령을 내려 몰려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다음을 본다고 한다"면서 "다음에 나갈 거면 이번에 바로 나와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국회의원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저는 의회주의자'라는 말"이라며 "저는 아스팔트 주의자인가. 거기에 나가는 사람 따로 있고 의회에서 젊잖게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느냐"고 반문했다.

    탄핵정국과 대선정국이 겹치는 긴박한 상황에, 한가하게 의회주의자랍시고 국회에 앉아있을 수 있느냐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덕에 나라가 굴러가고 있다"면서 "얼마 남지 않았다.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그는 이날 토론회를 주최하면서 태극기 민심을 "자유민주주와 헌정질서를 지키려는 충정어린 민심의 궐기"라고 규정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 그는 이날 토론회를 주최하면서 태극기 민심을 "자유민주주와 헌정질서를 지키려는 충정어린 민심의 궐기"라고 규정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날 행사를 주최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도 축사를 통해 탄핵반대를 외쳤다. 탄핵 소추안 통과가 졸속이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 1972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는 2년이 걸렸다"면서 "FBI 수사, 진상조사위, 특검수사 등이 벌어졌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 국회의 탄핵은 검찰의 기소장과 언론의 의혹보도만 가지고 무리하게 처리됐다"면서 "탄핵 사유도 처리 전날 공표됐고, 토론도 없었다"고 자책했다.

    아울러 "태극기 집회는 건국과 산업화의 기적을 일군 보수세력이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충정 어린 민심의 궐기"라면서 "보수 우파가 결집해 쓸 새 역사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노근 전 국회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 이한우 전 조선일보 문화부장, 이상로 미래미디어 포럼 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개회선언과 국민의례를 하는 과정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토록 하면서 수많은 태극기가 펄럭이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통상 애국가를 1절만 부르거나 생략하는 점을 감안하면 흔치 않은 풍경이 연출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