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부터 100일간 아라모던아트뮤지엄서 180여점 선보여
  • 천사 날개를 단 슬픈 표정의 마이클 잭슨과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흑백초상,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을 모티브로 한 '비너스의 재탄생'까지….

    미국 출신의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53)이 더욱 아름답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들고 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1월 19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100일간 4개의 층으로 구성된 2,314m²규모의 서울 인사동 아라모던아트뮤지엄에서 데이비드 라샤펠 'DAVID LACHAPELLE : INSCAPE OF BEAUTY(아름다움의 본질)' 전시회가 열린다.

    2011년 서울 예술의전당과 2012년 부산 벡스코 전시 이후 5년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 초기작부터 순수예술작품까지 총 1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이 중 그의 아이코닉한 작품부터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최근작들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다채로운 색감과 관능, 판타지로 가득한 과감한 스타일의 작품이 눈에 띈다. 또, 지난 서울 전시에서 가장 사랑을 받았던 마이클 잭슨을 비롯해 새로 선보이는 에미넴, 엘튼 존, 안젤리나 졸리,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을 만날 수 있다.

  •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데이비드 라샤펠은 2006년 상업사진 작업을 축소하고 순수예술사진에 집중해왔으며, 현재까지 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980년대 뉴욕에서 생계를 위해 웨딩사진 등 들어오는 일마다 닥치는 대로 했다"며 "밤에는 나이트클럽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암흑의 시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10여년 전쯤 '이제는 멈출 때가 됐다. 내가 찍고 싶은 것을 찍자'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 무렵 제 사진이 잡지 포맷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하와이 농장으로 떠났다"면서 "농부로 평생 살 줄 알았는데 이런 선물 같은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라샤펠의 작품은 인위적으로 보이지만 CG나 포토샵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직접 모든 세트를 제작해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인 작품인 '비너스의 재탄생(Rebirth Of Venus)'은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미술관에서 진행된 기획전시 '보트첼리 리이매진(Botticelli Reimagined)에 출품된 작품들 중 가장 주목 받았다.

  • ▲ Land Scape Green Fields; Los Angeles, 2013 Refinery
    ▲ Land Scape Green Fields; Los Angeles, 2013 Refinery
    국내에 첫 공개되는 '랜드 스케이프(Land Scape)' 시리즈는 디지털 조작이나 편집 효과 없이 재활용품과 공산품을 이용해 제작한 모형을 캘리포니아에 설치해 촬영되었다. 이 시리즈 중 '에메랄드 시티(Emerald City)'의 실제 세트가 이번 전시에 특별히 미국 스튜디오에서 공수됐다. 상업에서 순수예술로 돌아가서 선보인 첫 작품 '대홍수(Deluge)'는 가로 7m가 넘는 거대한 크기로 전시된다.

    라샤펠의 최근작인 '원스 인 더 가든(Once in the garden)'은 만 19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다소 충격적익 편견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각을 온전히 담아냈다.

    라샤펠은 "전 세계 청소년들이 선정적인 영화나 게임에 노출돼 있고, 폭력과 잔인함이 난무하는 엔터테인먼트를 보면서 우리의 몸을 수치스럽게 보는 건 옳지 않다. 미켈란젤로 시대부터 그려왔던 인간의 몸은 신의 증거이다. 예술에는 하이 컬처, 로우 컬처가 아닌 하나의 문화만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 My Own Marilyn; New York, 2002
    ▲ My Own Marilyn; New York, 2002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눈에 띄어 사진계에 발을 디딘 라샤펠은 패션잡지, 광고 사진으로 이름을 알리다 현대 소비사회와 환경 문제 등 여러 분야로 주제를 넓혀왔으며, '사진계에서 가장 중요한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성적 암시를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최요한 총감독은  "2011년엔 예술과 외설의 시비가 불거져서 라샤펠의 많은 작품을 전시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라샤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기회로 오랫동안 준비했다. 주제가 '아름다움의 본질'인 것처럼 사람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모든 인간은 아름답다'라고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라샤펠 작품들의 노출 수위와 파격적인 표현 방식으로 일부 전시관은 만 19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8천~1만2천원.

    [사진=연합뉴스, 아라모던아트뮤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