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신 암매장 사실, 경찰 당국이 쉬쉬".. 경찰 "2년 전 이미 공개·완료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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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부교 신도들의 집단 취락지인 부산 기장군 일광면 신앙촌의 한 공장 건물 옥상에 설치된 햇빛 발전소. 축구장 3개 면적에 태양광 모듈 5천600장을 깔아 연간 668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 연합뉴스
CBS노컷뉴스가 3일 허OO 목사의 제보를 토대로 "천부교 소유의 임야에서 다량의 시신이 발견된 사실을 경찰이 수사를 하고도 공식 발표를 꺼리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으나, 본지 확인 결과 2년 전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제보자와 천부교 양측에 수사 결과를 통보했고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까지 모두 마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14년 천부교 출신 허OO 목사가 '경주시 양남면 효동리 토함산 자락에 다수의 시신이 불법 암매장 됐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고, 본인이 직접 18명의 인부들을 고용, 묘지를 발굴해 추가적인 제보를 했던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사 결과 천부교 측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묘지 조성을 한 사실이 확인돼 3명을 입건, 이 중 1명을 구속시켰고, 천부교 측이 고소한 허OO 목사 측 일행 18명은 산지를 무단으로 훼손한 혐의(산지관리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하면서 일단락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수사 결과는 허 목사와 천부교 측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수사 결과를 고의로 감추거나 공표하지 않았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된 시신 중 730구는 기장신앙촌(부산 기장군)에서 이장한 것으로 드러났고, 나머지 310구는 이후에 사망한 신도들을 차례로 매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신앙촌에 천부교의 집단 묘터가 있었으나 묘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천부교 측에서 토함산 자락에 있는 양남면 효동리 200만평 가량을 매입해 신앙촌에 있는 묘들을 순차적으로 이장한 것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전언.
실제로 경찰 조사 결과, 매장된 시신들과 천부교에서 작성한 묘지 묘적부 문건 사항(이름, 성별, 사망일자, 매장일자, 유족명)은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40여구의 시신은 이름이나 출생일자 등이 없어 '무연고 시신'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오래 전 신앙촌 집단 묘터에 묻힌 시신들 중에 후손이 없어 제대로 관리가 안된 시신들이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시신을 모두 이장하면서 이름이나 사망일시를 모르니 '무연고자'로 표시를 해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천부교 측에서 불법으로 묘지를 조성해 시신을 묻은 건 사실이나, 단순히 이장을 한 사실만 갖고 어떤 범죄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경주시청은 천부교 측에 불법 묘지 조성 건으로 과태료 8,000만원을 부과했고 오는 2018년 7월 31일까지 묘지를 모두 이전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천부교 측에선 정식으로 묘지 운용을 하고자 시에 사설묘지설치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도시계획시설변경결정은 떨어졌고, 실시계획변경인가를 거쳐 묘지설치 허가 결정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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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교는 1955년 개신교(대한예수교장로회) 장로였던 박태선이 만든 기독교계 신흥 종교. 초창기 명칭은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약칭 전도관)였으나 1980년 박태선이 자신을 '이 땅에 오신 하나님'으로 선포한 이후 교단 이름을 천부교로 개명했다.
천부교 교인들은 경기도 부천의 '소사신앙촌', 부산 기장군의 '기장신앙촌', 경기도 남양주시의 '덕소신앙촌' 등에서 집단 생활을 해왔으나, 이 중 소사와 덕소가 재개발 되면서 지금은 '기장신앙촌'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신천지)와 조희성(영생교)은 한때 전도관에서 신앙 생활을 하다 독자적인 신흥 종교를 창시한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영생교의 창시자가 최태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최태민의 영세교와 영생교는 전혀 다른 종교라는 게 종교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