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 지낸 김병준 교수 내정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로 내정한 것과 관련, 예상치 못했다는 듯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교수가 총리 내정자로 전격 발탁됨에 따라 더민주 친노(친노무현)세력은 더욱 혼란스러워하는 모양새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야당과의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 강하게 반발하며 "최순실 내각 정리하라고 했더니 또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은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긴커녕 2차 최순실 내각 총리를 먼저 전격 임명했다"며 "이것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는 더욱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할 시간이 멀고도 험난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청와대의 내각 발표에 대해 "야권과 머리를 맞대 협의를 하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보다 '내 방식'대로 정국을 돌파했다"며 "그 방식이 매우 졸렬하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를 앞세워 거국내각을 제안하는 척하면서 '과거 야권에 몸담았던 인사를 내세우면 야당이 꼼짝못하겠지'하고 야당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자기식의 내각 개편을 통해 국정을 돌파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더민주 일각에선 '김병준 총리 임명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시나리오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홍근 더민주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김병준 국무총리? 물타기이고 김빼기"라면서 "김기춘발 수습시나리오가 그 정도인가"라며 "불난 민심에 기름만 붓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김병준 내정자에 대해선 "부적격이라고 부총리 낙마시킨 인물을 총리로? 소가 배꼽 찾습니다"라면서 "김병준 씨, 누리지 못했던 당시 권력, 그리웠나요?"라고 비아냥댔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이처럼 친노·친문세력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배경에는 거국내각 요구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가 사전 논의 없이 참여정부 인사를 총리로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과 관련해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 중립내각 취지를 살리기 위해 참여정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교수를 책임총리로 발탁했다"며 "총리에게 대폭 권한을 줘 내치를 새 총리에게 맡기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자신들의 원했던 거국중립내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야당과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드디어 거국내각과 전혀 상관없는 꼼수 내각, 2차 최순실 내각을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새누리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을 거부하며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권을 맡길 것을 선언하면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 총리를 추천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사실상 내각 구성권과 정부 운영 권한을 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 이양할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거부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