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각 세우던 非文, 북한 관련 문제에는 '뭉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세론'에는 각을 세우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송민순 회고록' 논란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막상 곤란한 처지에 놓이자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중을 물었다는 내용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이 발간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면서 안보 위기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들은 유력 대권주자에게 당시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조차 '정쟁'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부겸 의원은 17일 "새누리당이 국정 난맥상을 덮기 위해 참여정부에 대한 용공 시비를 또 벌이고 있다"며 "색깔론만 꺼내들면 국민들이 보수 정치세력을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기 문란은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들이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국민 생각"이라며 "우병우 수석, 최순실 씨, 차은택 씨 의혹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유일한 방법이다. 궤도를 이탈한 새누리당이 정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 및 SNS를 통해 "정쟁으로 국정을 대신하는 정치는 극복하고 청산해야 할 구시대 낡은 정치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안희정 지사는 "당시 기권을 결정한 참여정부 내각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지만 '내통했다'는 단어는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며 "국가 외교·안보마저 정쟁에 서슴없이 이용하는 일은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에서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며 "국민 누구나 물을 수 있지만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 사건을 알고 있는 국민"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문재인 대표를 허깨비 종북몰이에서 못지키면 종북몰이 북한팔이는 끝이 없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파괴하는 허위사실 유포 종북몰이 북한 안보팔이, 이제 정면돌파로 끝장내자"고 비호에 나섰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의 파문이 커지고 있음에도 문재인 전 대표가 "기억 나지 않는다"는 등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모자라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자 새누리당도 반박에 나섰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잘못을 하면 고백과 함께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국기(國基)를 흔드는 북한 정권 결재 사건까지 일으켜 놓고도 염치조차 없는 후안무치한 공세를 하고 있다"고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무엇보다 사건 당사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태도는 놀랍고 황당하다"며 "비판이 거세지자 다급했던지 SNS에 해명인지 변명인지 본질에 대해선 침묵하고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