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핵폭탄도 만들고 미사일도 만든다면서 태풍 막는 방법은 못 찾았냐”
  • ▲ 김정은이 최근 홍수와 태풍을 이유로 북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9월 초 중국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홍수피해 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최근 홍수와 태풍을 이유로 북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9월 초 중국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홍수피해 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이번에는 태풍을 이유로 미쳐 날뛰고 있다. 최근에는 농민과 노동당 간부를 대상으로 “태풍을 못 막는 죄”를 묻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이 또 다른 태풍에 의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며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을 들볶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농민과 관련 당 간부들은 김정은 일당이 태풍으로 인한 수해를 막은 대책이나 지원도 없이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지 못한 농업부문 간부들과 논밭을 경작하는 농장원들도 처벌하겠다”고 협박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北양강도 소식통은 “중앙당과 농업성에서 다가올 태풍에 의한 피해를 무슨 방법으로든 막아내라는 독촉이 연이어 내려오고 있다”면서 “홍수 피해를 입기 쉬운 논밭들부터 먼저 감자파기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올해 감자 농사가 비교적 잘 된 편이고, 대홍단군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태풍이 또 올 것이라는 김정은 일당의 주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자의 경우 수분이 많은 땅속에 며칠만 있으면 썩어버리는 특성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앞으로 온다는 태풍은 얼마나 세고, 어디로 향하는지 아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농민들은 태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다 지어놓은 곡식에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협동농장에 연대책임을 따지겠다는 내각 농업성과 노동당 위원회의 지시가 내려와 그렇지 않아도 심란하다”면서 “지금 자강도 협동농장들은 물론 뙈기밭을 경작하는 개인들도 태풍이 또 온다는 소식에 넋을 잃은 표정”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협동농장 간부와 농민들이 “당 중앙에서는 태풍을 막을 수단이나 하늘을 틀어막을 비법을 알고 있느냐,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당 중앙에서 대책을 제시하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김정은이) 핵무기가 가졌고 미사일도 만든다면서 태풍이나 폭우를 막을 방법은 아직 못 찾았느냐”고 야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이 같은 현지 상황 보도는 북한이 기상문제와 수자원 관리를 얼마나 소홀히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21일 현재까지 한반도에 곧 태풍이 닥친다는 소식은 없다. 최근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21일 도쿄를 거쳐 태평양으로 빠져나간 제16호 태풍 ‘말라카스’ 외에는 없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현재 동지나해에서 북상 중인 제17호 태풍 ‘메기’는 9월 말이나 되어야 한반도 주변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