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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자료사진). ⓒ칸(프랑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팬클럽 '반딧불이'가 11월 10일 창립대회를 개최한다. '반딧불이'는 이미 광역시·도 단위까지 조직을 구축하고 70여 명의 중앙위원까지 선출한 상황이라, 창립대회 개최는 반기문 총장의 퇴임 후 대권 행보를 위한 본격적인 조직 확장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성회 반딧불이 회장은 8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광역시·도 단위의 조직을 확충했다"며 "점차 시·군 지회까지 전국 조직을 갖춰 반기문 총장 귀국 행사를 성대히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기문 총장을 돕겠다는 분들이 많아 조직 확장은 순조로운 편"이라며 "창립대회 이후에는 여러 공식 행사를 통해 반기문 총장의 업적을 홍보해나가겠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 행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원내 세력 △싱크탱크 △전국 조직인데, 이 중 전국 조직의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은 이미 원내 지원 세력과 싱크탱크도 어느 정도 윤곽을 갖췄다는 의미가 돼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의 원내 지원 세력으로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윤상현 의원, 성일종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992년부터 95년까지 한국일보 워싱턴특파원을 지내던 시절,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였던 반기문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깊은 인연을 쌓았다. 당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반기문 총장은 기자와 취재원 이상의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은 충청포럼을 이끌면서 '충청 대망론'의 중심인 반기문 총장을 띄우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4·13 총선 전후로 있었던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을 향한 욕설 파문과 친박계 공천 개입 통화 파문 등을 겪으며 눈에 보이는 정무 활동을 중단하고 잠행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여전히 반기문 총장과 관련, 다양한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의원도 반기문 총장과 가까운 원내 세력으로 거론되고 있다.
싱크탱크로는 김숙 전 유엔 대사가 서울 모처에 개설한 사무실이 주목받고 있다. 김숙 전 대사는 반기문 총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외무고시 12기' 멤버 중 한 명으로, 최근 잇달아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반기문 총장과 관련한 언급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김숙 전 유엔 대사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반기문 총장의 퇴임 후 귀국에 즈음한 대국민 메시지와 대권 전략을 연구하는 싱크탱크가 활동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이렇듯 국내에서 차근차근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반기문 총장은 유엔사무총장 임기 만료 이전까지는 철저히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침묵을 지키며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5일 제주에서 진행된 관훈토론에서 충분한 언급과 시사를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메시지는 퇴임한 뒤 귀국해서 내놓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반기문 총장이 국내 측근을 통해 팬클럽 '반딧불이' 등에 '유엔사무총장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며 "퇴임하고 귀국한 뒤에야 자신의 비전을 밝히는 등 대권에 대한 추가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