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인터뷰서 "정치인들, 일단 당선되고 나면 국민들의 목소리 외면" 쓴소리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퇴임 후 남북화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제71차 유엔총회 공식 개막일인 13일(현지시간) 게재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된다면, 시민의 일원으로서 북한과의 화해 증진을 돕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의 임기 소회를 밝히며 "나는 다른 어떤 서방 지도자들보다 인권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나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은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국민의 삶의 질 개선보다 권력에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또 기후변화 대책과 빈곤퇴치 문제를 언급하면서 "내가 당장 백 여 개의 성명서를 발표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과를 따기를 원한다면 가서 사과나무를 흔들어야 한다"며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회고록 집필 계획에 대해서는 "몇 년 후 어느 날 가능한 일"이라며 "지금은 당장 책을 쓸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내가 권력을 쥐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반 총장은 지난 10년 간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업적에 대해 "업적은 역사가들의 평가에 맡겨져야 한다"며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해온 지난 10년 동안 기후변화 문제와 빈곤퇴치, 여성권익 증진 등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쏟았다고 자부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은 자신이 유엔 집무실을 떠나기 전에 파리기후변화 협약이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 총장은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열정을 쏟은 과제로 빈곤퇴치를 꼽았다. 앞서 193개국의 유엔 회원국은 지난해 8월 2일 '새로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어젠다'에 합의한 바 있다.

    반 총장은 또 여성권익 증진 사업과 관련, "여성은 가장 활성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인간 자원이다. 만일 그들의 잠재성을 이용한다면 우리는 경제 생산성을 최소한 두 배로 늘리고, 사회발전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무기력한 사람들이 불평등과 부정의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나아가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많은 지도자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는 것을 핵심으로 여긴다. 일단 당선되고 나면 그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반 총장은 유엔 운영 체제와 관련, 반 총장은 또한 유엔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가 반대를 할 경우 나머지 다른 모든 나라들이 찬성하는 결정도 이행할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라며 유엔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