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에서는 경찰 예산에 관심 "구청은 아방궁, 경찰서는 노후화로 철거 위기"
  •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열린 민생치안 현장간담회에서 경찰 측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윤재옥 안행위 간사, 유재중 안행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강석호 최고위원. ⓒ연합뉴스 사진DB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열린 민생치안 현장간담회에서 경찰 측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윤재옥 안행위 간사, 유재중 안행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강석호 최고위원. ⓒ연합뉴스 사진DB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생치안의 최일선인 경찰서를 찾아 현장의 고충 사항을 청취했다. 전국 전·의경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연말에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은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중구를 관할하는 중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날 중부서 방문에는 새누리당 강석호·유창수 최고위원과 김광림 정책위의장, 유재중 국회 안전행정위원장, 윤재옥 안행위 간사, 이재관 안행위 수석전문위원 등이 동행했다.

    전투경찰 118기로 만기제대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중부서에 들어서면서부터 '의경 후배'들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일선의 고충을 듣는다는 뜻에서 마련된 간담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기태 중부경찰서장과 잠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중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의경의 현황에 대해 물었고, 박기태 서장은 "의경 1개 중대 118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된 일선 경찰관과의 민생치안 간담회에서도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경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폭력시위를 막다가 큰 부상을 당하는 의경들이 많이 있다"며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폭력시위를 막고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부상당하는 경찰관에 대해 무관심한 풍조가 있는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해 겨울 광화문 일대에서와 같은 폭력시위는 근절돼야 한다"며 "쇠파이프와 해머, 밧줄과 죽창이 난무하면서 경찰관에 위해를 가하는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나도 전투경찰 118기로 만기 제대했고 전국 전·의경회 명예회장도 맡고 있다"며 "이따가 기동대에 가서 무더위에 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땀흘리는 후배 의경들을 만나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 마련된 민생치안 현장간담회장에 들어서며 경찰 측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 마련된 민생치안 현장간담회장에 들어서며 경찰 측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 간부와 유관단체 임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경찰과 유관단체에서는 중부경찰서의 박기태 서장·윤병현 교통과장·최연숙 생활안전과장·이송현 형사1팀장·김현희 여성청소년수사1팀장을 비롯 김진문 장충파출소장·최을천 을지지구대장 등이 자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의경 후배'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반면, 일선 경찰 측에서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노후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배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해경 경찰발전위원회 고문은 "구청은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돼서 예산을 스스로 집행할 수 있게 되자 전부 아방궁을 지어놓은 반면 경찰서는 전부 초라하고 낡았다"며 "이 곳 중부경찰서도 개인 건물 같았으면 위험 건물이라고 벌써 철거 명령이 나왔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500명이 넘는 경찰관이 이 조그마한 건물에서 근무하다 도저히 안 되겠으니 지하에 임시로 사무실을 만들어 쓰고 있다"며 "이래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경찰서에 제대로 된 근무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박기태 중부경찰서장도 내년도 예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재중 안행위원장을 의식한 듯 환영 인사를 하면서 "바쁘신 국정 일정에도 불구하고 중부서를 방문해준 안행위원장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가, "원내대표를 제일 먼저 (언급)해야 하지 않느냐"는 강석호 최고위원의 핀잔(?)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예산 할애를 호소한 '직격탄'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아주 중요한 지적을 했다"며 "경찰관서의 노후 시설을 보완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와중에도 "의경들의 숙소인 생활관에 에어컨을 모두 설치하도록 최근에 예산을 배정했다"며 끝없는 '의경 후배 사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고위급 당직 의원들과 함께 일선 경찰서를 찾은 것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생치안 비상근무에 여념이 없는 경찰에 대한 격려의 측면도 있지만, 치안 현장 방문 행보를 통해 안정 희구 세력 사이에서의 지지세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지난달 28일 마포소방서와 관악경찰서 봉천지구대를 방문한 바 있는데, 이러한 민생 행보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통적인 보수정당 지지층이 중시하는 가치가 '경제의 성장'와 '안정된 사회'인데, 솔직히 경제 상황은 단기간에 크게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최근 지도부가 연이어 치안·소방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명절과 연말을 앞두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