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대표 후보들, 광주 TV토론회서 상대후보 과오 들쳐내며 날선 공방
  • ▲ 이종걸(왼쪽부터)·김상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MBC 공개홀에서 초청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 이종걸(왼쪽부터)·김상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MBC 공개홀에서 초청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재인 전 대표를 어떻게 평가할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16일 광주MBC가 주최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다.

    비주류인 이종걸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문 전 대표가 총선 닷새 전인 4월 8일 광주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고, 선거결과 더민주가 광주, 전남·전북 28석 중 3석만 건졌다"며 "호남이 (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명명백백히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상곤 후보를 향해 "문 전 대표가 거취를 밝히지 않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보는 견해를 광주 민심 탐방을 통해 느꼈다"며 "당 대표 후보로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 전 대표에 대한)평가를 넘어갈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상곤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민심이 돌아선 것은 우리 당 전체에 대한 실망이고 구체적으로는 문 전 대표의 과오도 없지 않아 있으리라 본다"면서도 "구체적으로는 이 후보가 참여한 비대위에서 했던 광주 공천 문제, 대표의 셀프 공천 등에서 촉발된 점이 있다.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비난의 화살을 이 후보에게 돌렸다.

    김 후보는 또 "문 전 대표의 공과는 국민적 선택과정에서 걸러질 것이고 그렇기에 당의 유력 후보들이 모두 나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

    최근까지 문심(文心) 구애 경쟁에 나섰던 일부 후보들은 이날 호남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거리를 두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 'DJ 구애' 작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계은퇴 약속 논란 등으로 형성된 호남의 반문(反文·반문재인) 정서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울산과 부산에서 친문 표심을 잡기 위한 발언을 쏟아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추미애 후보는 "광주에서 판사를 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입당원서를 쓰고 정치를 시작한 후 21년이 지난 오늘까지 단 한 번도 당적을 바꾼 적 없다"며 "흔들리는 더민주를 꿋꿋이 지켜온 민주 종가의 맏며느리, 호남의 맏며느리 추미애가 다시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정치를 시작해 특정 계파에 속하거나 추종하지 않고 정치인생 내내 원칙을 지키면서 당 안팎의 불의한 권력과 싸워왔다"며 "지금 이 순간 호남의 선택은 이종걸이라 생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상곤 후보는 최근까지 문 전 대표에게 노골적인 구애 작전을 펼친 추미애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김 후보는 "'맞서겠습니다. 지키겠습니다. 이기겠습니다'라는 추 후보의 슬로건이 문 전 대표를 지키겠다는 메시지로 읽히고 후보 측 대리인은 지역위원회 개편대회에서 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만들어 끝까지 지키겠다는 연설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추 후보는 "근거를 대달라. 잘못된 말씀인 것 같다"고 반발하며 "저는 21년간 계파를 등에 업고 정치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상대 후보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으며 당 대표 자질을 놓고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추 후보는 "정치는 하루 아침에 내공이 쌓이는 게 아니다. 당 안팎으로 위기 관리를 해야 하는데 아무 정치 경험이 없는 경우에 어떻게 갈등 조정을 할 수 있고 새누리당을 상대로 맞설 수 있겠느냐"며 원외 인사인 신분인 김상곤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추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노동법 처리'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지난 200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추 후보가 새누리당 의원들과 단독으로 '노동조합 및 노조관계 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사례를 언급하며 "같은 당 야당위원들과 간사를 쫓아내고 한나라당 위원들과 날치기 통과를 주도했다는 논란에 대해 진실을 해명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추 후보는 "오해이고 사실과 다르다. 제가 새누리당과 같이 문을 잠근채로 방망이를 쳤다고 하는데, 당시 문을 잠근 적이 없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나와있다. 현재 노동계는 더민주에서 노동을 유일하게 이해하고 있는 후보가 추미애라고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