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정권교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 진지하게 숙고할 것"
  •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23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비주류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23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비주류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7 전당대회를 2달 앞두고 비주류 내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대권과 당권도전을 두고 고심을 하던 김부겸 의원이 23일 전대 불출마를 선언, 대권을 위해 뛰겠다고 밝히면서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입장발표문을 통해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오고 여러 선후배 의원들이 출마를 권하고 스스로 고민도 했다"며 고민에 대해선 "당을 수권정당으로 일신하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하는 고민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의원은 최종적으로 대권도전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당은 꼭 제가 아니라도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은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금부터 그 역할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의원의 당권-대권 출마 여부는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대구에서 당선이 되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송영길·추미애 의원이 당권 도전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김부겸 의원은 입장정리가 늦어진 것에 대해 "신공항 결정을 앞두고 경솔하기보다는 진중한 자세를 취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며 사과했다. 

    현재 더민주 당권주자로는 송영길·추미애 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김진표·박영선·신경민·이종걸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중 추미애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주류 측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선 김부겸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박영선·이종걸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고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김부겸 의원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루면 주류 측과의 대결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부겸 의원 주변에선 승산을 자신할 수 없는데다 괜한 계파싸움에 휘말려 김 의원의 중도·합리적인 이미지에 흠집이 날 수도 있다며 반대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부겸 의원이 당권이 아닌 대권도전을 결심하면서 비주류 주자들 간 교통정리는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비주류가 김부겸 의원을 통한 판 흔들기도 물 건너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더민주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는 당 대표 경선 후보자가 4인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거쳐 3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이는 같은 계파에서 후보가 겹칠 경우 표가 갈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송영길·이종걸·박영선 의원 모두 비주류에 속한다. 송영길·박영선 의원은 같은 '통합행동' 소속이다. 이종걸·박영선 의원 모두 불출마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든 비주류의 표는 갈리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