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단한 도를 얘기할 줄 알았더니... 내가 항상 하던 얘기" 평가절하
  • ▲ 지난 9일 네팔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 9일 네팔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약 한 달만의 한국언론이 반가워서였을까. 지난 9일 네팔에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비난으로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귀국 일성은 지난 날에 대한 성찰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닌 비난에 그쳤다는 평가다.

    지난 4월 해남 대흥사 주지 스님의 "묵언 정진하길 바란다"는 충고도, 네팔로 떠날 당시 "도 닦으러 간다"던 자신의 발언도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는 26일간의 해외일정을 마치고 인천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또 좋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우리 정치에 대해서 멀리 떨어져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멀리서 보니 우리 정치가 어떻다는 느낌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정치가 국민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존재가치가 없다"며 "그런 점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맹비난했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영남권 신공항 논란에 대해선 "지자체 간 갈등을 일으킨 게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부"라며 정부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문재인 전 대표 자신이 가덕도를 방문해 논란을 확대했던 것은 생각지 않은 대목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반면, 당내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나 조응천-표창원 의원의 발언으로 인한 파동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선 웃으며 "차차 말을 하자"고 말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서 '어떤 사람이 대표가 됐으면 좋겠는가'는 질문에는 "지난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전대서도 선출과정에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이날 문재인 전 대표의 인터뷰는 네팔을 방문한 소회를 밝히는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국제공항에 마중 나왔던 문 전 대표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이런 부분을 암시했다. 

    하지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권후보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고 당내서는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조급함을 느낀 것 아닌가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오찬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정부 비난 발언에 "도 닦으러 간 사람이 대단한 도를 얘기할 줄 알았다"며 "내가 항상 하던 얘기"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