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 지난 93년 "자기 성찰 가지겠다"며 히말라야 오르기도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범신 소설가.ⓒ박범신 씨 트위터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범신 소설가.ⓒ박범신 씨 트위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일정을 함께 한 소설가 박범신 씨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문 전 대표의 대권행보에서 박 씨의 역할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실제 박 씨는 최근 문 전 대표의 네팔-부탄 해외 일정에 동행하며, 시종일관 '문재인의 입' 역할을 자처했다. 어느새 '문 전 대표의 오른팔'이라는 별명까지 붙는가 하면, 조만간 문 전 대표의 서적 출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소설책만 무려 170여 권을 출간한 박 씨는 문학계에서는 상당한 유명 인사로 통한다. 일흔의 시인과 삼십대 제자, 열일곱 소녀의 삼각관계 내용을 담은 영화 '은교'의 원작자로 알려져있다.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인 박 씨는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나왔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에는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등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범신 소설가.ⓒ박범신 씨 트위터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범신 소설가.ⓒ박범신 씨 트위터
    박 씨는 정치권 인사들 중에서 특히 친노(親盧)계 인사들과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노무현시민학교 문화특강'을 맡아 강좌를 진행한 것이 그 계기가 됐다는 전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기구 방송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뒤 2003년 KBS이사,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왕성한 문학 활동을 펼치던 박 씨는 그동안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도 올랐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히말라야 등반을 소재로 '촐라체'라는 소설을 펴낸 적이 있다. 이 책은 히말라야 촐라체 등반 도중 8개의 손가락을 잃은 산악인 박정헌 씨와 최강식 씨가 지난 2005년 봄 촐라체 등반에서 겪었던 일화를 모티브 삼아 쓴 작품이다. 해발 6440M의 히말라야 설산 '촐라체'에서 조난당한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박범신 씨는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히말라야로 향하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박 씨와 연계를 가져온 문 전 대표 측이 먼저 히말라야 전문 소설가인 박 씨에게 트레킹 일정에 대한 도움과 동행을 요청했고, 야당 인사들과 가까웠던 박 씨도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히말라야로 떠난 문 전 대표가 당초 책 발간을 목적으로 박 씨의 도움을 받아 히말라야 트레킹-부탄 방문 등의 시나리오를 구성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박 씨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는) 문학적 아우라가 깊어 히말라야 길동무로 아주 좋은 파트너였다"며 "독서량이 많은 사람이었고 고요한 분이었으며 외유내강 타입"이라고 문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그는 또 "나를 길동무로 초대한 건 문 전 대표 역시 각박한 정치논리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어 그랬을 거라고 본다"며 "대선 후보 문재인과의 여행이 아니라 수염난 남자, 문재인과 길동무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