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도 개헌을... 촛불 시민혁명, 개헌으로 완성돼야" 정계개편에는 선그어
  •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 게이트'로 수면 아래에 가라앉았던 개헌론이 재부상하면서, 반(反)개헌세력을 향한 개헌세력의 공세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권 안팎에서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반문(反文·반문재인) 연대' 구도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김부겸 의원은 13일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개헌으로 약탈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은 정략이 아니다.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이라며 "다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이 그 약속을 파기해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은 '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발언을 언급하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제왕적 권력을 몰아줘야 하는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대의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헌 논의를 막으려는 것은 촛불 시민혁명을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부겸 의원은 직접 문재인 전 대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까지 언급하면서,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누리려고 한다'는 발언은 반개헌파이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며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지금 개헌하자, 제3지대 하자는 분들이야말로 권력욕(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 맹비난하고 있다.

    당초 8·27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였던 김부겸 의원은 일찌감치 전대 불출마를 선언, 당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대권도전의 의사를 밝혔다. 전대 이후에는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 당이 대세론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대세론'을 경계했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기 대선에 따른 개헌이 힘들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만약 시기가 맞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 나오는 주자들이 개헌 스케줄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며 "시간을 핑계로 논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 못 한다"고 비판했다. 

    선거제도 개편도 개헌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이런 구조로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반영이 안된다. 국민과 대의기구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발의, 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 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며 개헌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성 관측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라며 "격동기에 그런 논의들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이 납득할 만큼 가치와 대의명분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인들만의 이합집산은 소용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제3지대론'에 "관심 없다"고 일축한만큼 외부세력보다는 당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및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연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재명 시장은 전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우산 안에도 가보고, 김부겸 의원 우산으로도 들어가 결국 다 합쳐서 하나의 공동체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선 후보 연대를 제안, 반문 연대 구축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