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반대' 英여성 하원의원 대낮에 피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에 반대하던 영국 여성 하원의원이 대낮에 괴한의 총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英'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조 콕스(41) 노동당 여성 하원의원이 런던 북쪽 320km 거리에 있는 요크셔 버스톨에서 한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콕스 의원은 습격을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한다.

콕스 의원에게 3번의 총격을 가하고 흉기를 휘두른 용의자는 토미 메어(52)로 범행 당시 '영국이 우선(Britain First)'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영국 언론들은 토미 메어의 범행이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인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英극우정당인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 정당은 '브렉시트' 찬성 여론을 이끌어 왔다고 한다.

英'BBC'에 따르면 '브리튼퍼스트'는 사건 직후 성명을 발표해 "우리와는 연관이 없는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사망한 콕스 의원의 남편 브랜단 콕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증오범죄에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英'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브랜단 콕스는 성명에서 "아내는 지금 두 가지를 원할 것이다"며 "하나는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증오범죄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증오는 신념, 인종, 종교 그 무엇도 아니며 단지 독(毒)일뿐이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사건 소식을 접한 후 EU 잔류를 호소하는 집회 참석 일정을 중단했다고 한다. 그는 콕스 의원이 끝내 사망하자 "콕스의 죽음은 비극"이라며 "그는 헌신적인 의원이었다"는 글을 개인 트위터에 남겼다.

한편 브렉시트 찬반을 주제로 한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영국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EU 잔류와 탈퇴를 주장하던 양측은 모든 선거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투표 연기 가능성은 적다는 여론이 더욱 지배적이어서 '브렉시트' 결론은 내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