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 시각 옳지 않아" 반론 잇따라
  • ▲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했다. 보좌관을 따로 대동하지 않고 현장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했다. 보좌관을 따로 대동하지 않고 현장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면서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라"는 트윗을 남겨 논란을 자초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역을 방문해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했다.

    문 전 대표는 사건 현장을 방문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 슬프고 미안합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A 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 20분쯤 강남역 인근 상가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김 모(34) 씨의 흉기에 가슴과 등을 수차례 찔리며 숨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조현병(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2008년 여름부터 올해 1월까지 수원, 조치원 서울 등 4차례에 걸쳐 총 19개월간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범행 동기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그릇된 여성 혐오가 묻지마 살인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유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메갈리아'등을 중심으로 추모 글이 게재됐다. 오프라인에서도 김 모 씨의 흉기에 생을 마감한 A 씨를 추모하기 위해 강남역 10번 출구에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이 사건을 두고 한편으로는 성 평등인식에 관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여성혐오'에 반대한다는 취지를 넘어서, 남성을 싸잡아 가해자로 보거나 여성을 싸잡아 피해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각은 '또 다른 남성혐오'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 ▲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온 직후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어느 여성이 쓰셨을 이런 글을 읽게 되는 현실이 슬프고 미안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 트위터 화면 캡처
    ▲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온 직후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어느 여성이 쓰셨을 이런 글을 읽게 되는 현실이 슬프고 미안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 트위터 화면 캡처

    문 전 대표가 인용한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 추모 문구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대학생포럼 여명 전 대표는 "이 살인사건이 (성 평등 인식을 새로이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에 상당히 논리적 비약이 있기는 하지만, (성 평등 인식을 재고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면) 기왕이면 여성부 앞에서도 진행했으면 좋겠다"면서 "대한민국 여성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책임을 늘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만큼의 책임과 의무를 질 수 있다고 주장해야 여성을 향한 모순된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글이 논란이 되자 "제 트윗에 오해 소지가 있었냐"면서 "어느 여성분이 쓰셨을 이런 글을 읽게 되는 현실이) 슬프고 미안하다는 뜻으로 읽어 달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