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계존비속'이라도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선거운동 할 수 없어

  • 20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저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친분이 있는 연예인을 대동하는 '스타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중에서도 유명 인사를 가족으로 둔 후보들은 직접 거리 유세장에 스타들을 대동시키며 표심(票心)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삼둥이' 덕분에 호감도가 급상승한 새누리당 김을동(서울 송파병) 후보 역시, 가족들을 동원한 선거 운동으로 유권자들의 이목을 사로 잡고 있다.

    물론 실제로 홍보전에 뛰어든 가족은 아들 송일국 뿐이다. 그러나 김을동 후보의 아버지(김두한)와 할아버지(김좌진)도 각자의 '초상권(?)'을 통해 김 후보를 돕고 있다.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 건물에 걸린 초대형 현수막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김좌진 장군과 김두한 전 의원의 상반신 사진이 걸려 있다. 여기에 "애국혼의 아이콘 김을동" "나라사랑 송파사랑" 같은 카피문구를 써 넣어, 김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것이 곧 '나라 사랑하는 길'이라는 강한 암시를 주고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정작 송일국 가족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주인공 '삼둥이'는 왜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걸까?

    만일 '국민 조카' 대한, 민국, 만세가 김 후보의 손을 잡고 등장한다면, 단숨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게 분명하다. 이 중에서 일부만 '표심'으로 이어져도 김 후보 입장에선 대성공이다.

    그러나 선거 운동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다 되도록, 유세 현장은 물론, 선거 홍보 포스터나 그 흔한 현수막에서도 삼둥이들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아래와 같은 답변을 언론에 내놓은 바 있다.

    삼둥이가 인기는 좋지만, 어린 아이들을 선거에 이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치인은 정치 현안을 다루는 능력과 자질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선거에 다른 요소가 개입돼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어선 안된다"며 아내 심은하를 꼭꼭 숨기고 있는 지상욱(서울 중구·성동을) 후보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김 후보가 삼둥이를 내세우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 의하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분류돼 있다. 따라서 삼둥이가 '직계존비속(直系尊卑屬)'이라 하더라도 '예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어떠한 방법으로든 후보자를 홍보하게 되면 선거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