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공우주국(ESA), 지구관측위성의 적외선 카메라로 나일강 촬영한 사진 공개
  • ▲ 유럽우주항공국(ESA)의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 위성이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이집트 나일강 일대의 모습. 실제로 나일강이 핏빛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ESA 센티넬-3A호 공개사진 캡쳐
    ▲ 유럽우주항공국(ESA)의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 위성이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이집트 나일강 일대의 모습. 실제로 나일강이 핏빛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ESA 센티넬-3A호 공개사진 캡쳐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령하기를 네 지팡이를 잡고 네 팔을 애굽의 물들과 강들과 운하와 못과 모든 호수 위에 내밀라 하라 그것들이 피가 되리니 애굽 온 땅과 나무 그릇과 돌 그릇 안에 모두 피가 있으리라.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바로와 그의 신하의 목전에서 지팡이를 들어 나일 강을 치니 그 물이 다 피로 변하고 나일 강의 고기가 죽고 그 물에서는 악취가 나니 애굽 사람들이 나일 강 물을 마시지 못하며 애굽 온 땅에는 피가 있으나 애굽 요술사들도 자기들의 요술로 그와 같이 행하므로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바로가 돌이켜 궁으로 들어가고 그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아니하였고, 애굽 사람들은 나일 강 물을 마실 수 없으므로 나일 강 가를 두루 파서 마실 물을 구하였더라….”

    구약성서 출애굽기 7장 19절부터 24절까지에 있는, 이집트 나일강의 재앙에 대한 구절이다. 이 ‘재앙’이 다시 벌어진 걸까. 지난 2일(현지시간) 美AP통신은 한 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유럽항공우주국(ESA)’ 위성이 찍은 사진 속에는 강이 길게 뻗어있다. 그런데 강물이 시뻘건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마치 구약성서 출애굽기 속의 ‘재앙’을 연상케 한다. 놀랍게도 이 강은 이집트 나일강이었다.

    AP통신은 “출애굽기에서 언급한, 첫 번째 재앙처럼 나일강이 핏빛으로 물든 사진은, 실은 ESA의 ‘센티넬 3A’호가 적외선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ESA 인공위성은 나일강 인근의 식생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주변을 적외선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강물이 따뜻해 온통 빨갛게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 ▲ '타임 오브 이스라엘'이 최근 나일강의 모습이라며 인용한 '플릭커' 사진. ⓒ플릭커-타임 오브 이스라엘 화면 캡쳐
    ▲ '타임 오브 이스라엘'이 최근 나일강의 모습이라며 인용한 '플릭커' 사진. ⓒ플릭커-타임 오브 이스라엘 화면 캡쳐

    AP통신은 “지난 2월 발사한 ‘센티넬-3A’호는 지구의 환경변화 모니터링을 목표로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최소 12대로 계획된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용 인공위성 가운데 세 번째로 발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미 궤도상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다른 두 개의 위성은 ‘센티넬-3A’호처럼 레이더와 고해상도 카메라를 갖추고 바다, 지표면의 온도 변화 등을 측정하고 있다”면서 “이 위성들은 지표면과 해상의 미묘한 온도 변화를 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흉작 등을 예측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핏빛으로 물든 나일강’ 사진을 내건 AP통신의 보도를 본 이스라엘 등 해외 언론들 또한 사진을 보고는 처음에 놀랐다가 이내 재미있다는 반응을 내보내기도 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평소 나일강의 모습을 찍은 플릭커 사진을 캡쳐해 함께 내보내면서 “보다시피 현재 나일강은 핏물이 아니다”라며 독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