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 석권 최악의 걸림돌… "더민주 X맨" "컷오프했어야"
  • ▲ 국민의당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측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포스터 내용 중 일부 부분. 현재는 삭제됐다. ⓒ페이스북 갈무리
    ▲ 국민의당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측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포스터 내용 중 일부 부분. 현재는 삭제됐다. ⓒ페이스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의 X맨일까, 진작 컷오프를 했어야 하는 건데 공천이 잘못된 걸까. 국민의당 호남 석권의 걸림돌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가 광주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2~3일 순방을 계기로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녹색 바람'이 다시금 거세게 일고 있다. 그 전부터 점차 올라오고 있었던 국민의당 지지율은 순방을 계기로 폭발, 정당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을 견인하며 호남에서의 당선 가능 의석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호남은 굉장히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16~18석"이라고 말했는데,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20석은 당연하고 25석을 넘어 '28석 전석 석권'이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호남에서 국민의당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도 광주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절망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비단 광산을을 넘어 광주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교통부장관을 지내고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는 광주광역시장에 도전하는 등의 행보로 광주 전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상대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를 안심하고 비워놓은 뒤 인접 지역구 지원 유세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섭 후보를 광산을에 묶어놓는 최소한의 견제 능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정활동에서 최악의 무능을 보여주더니 선거에서마저 무능하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듯이,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 또한 광주 8석 중 나홀로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이 혼자 떨어지려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능력·무책임·무기력한 3무(三無) 의정활동과 방치하다시피 하는 지역구 관리, 광산구를 위한 정책과 공약, 비전 제시 부족 등을 지적받고 있는데도 자신의 능력과 정책·공약을 보여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되레 이미 유행이 지나버린 자신의 대두 배경만 유권자에게 상기시키고 있어, 정당을 보고 찍어줄 생각이 있던 유권자조차 쫓아버리는 '자충수'만 두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저격수 포스터 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다. 광산구는 최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설비의 베트남 이전 문제로 시끄럽다. 지역구민은 지역구 현안을 해결해줄 '해결사'를 찾고 있는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엉뚱한 짓거리로 논란만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저격수 포스터'는 권은희 후보가 군복을 입고 등장해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한다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대통령은 국군의 통수권자다. 군복을 입고 군 통수권자에 대해 '저격'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고, 이런 경망된 발상을 한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린다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새누리당 안형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3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후보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저격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발언"이라며 "권은희 후보의 행태로 야당은 막장정치의 정점을 찍었다"고 규정했다.

    나아가 이러한 권은희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당을 향해서도 "저질 정치인을 공천한 죄를 통감하고 공개적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권은희 후보의 사퇴 등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민의당도 내심 권은희 후보를 사퇴시키고 다시 공천해서 후보로 등록시킬 수만 있다면, 이 사태를 기회삼아 사퇴를 시키고 싶은 생각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의당이 최근 호남에서의 거센 당풍(黨風)에 고무돼 목표 의석을 계속 상향조정하고 있는데도 광주는 '최대 7석'으로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광주 8석 중 패배와 낙선이 우려되는 권은희 후보 때문이다. 같은 당의 주승용 원내대표조차 지난달 28일 순천에서 열린 구희승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우리가 계속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이 광주·전남의 전 지역구를 석권할 것"이라면서도 "심지어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조차 이용섭 후보를 쫓아가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심지어"라 표현될 정도로 호남 '국민의당 최약체 후보'로 공인된 것이다.

    권은희 의원은 단순히 광주·전남에서만 비웃음거리가 된 게 아니다, 전북에서도 '낙선 유력 후보'로 회자될 정도로 호남 전체에 그 위명(?)을 떨치고 있다.

    지난 2일 덕진체련공원에서 열린 전주 집중유세에서 같은 당 정동영 후보(전북 전주병)는 "광주와 전북이 경쟁 한 번 하자"며 "광주는 7대1인데, 전북에서 몇 명이 돼야 광주를 이길 수 있나"라고 물었다. 7대1이라는 것은 광주 8석 중 국민의당이 7석, 더민주가 1석을 얻는다는 말인데, 여기에서 유일하게 떨어지는 후보로 언급된 것이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이처럼 광주의 '구멍'이다보니 2일 안철수 대표가 권은희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격수 포스터' 등 표 깎아먹을 짓을 잇달아 벌이고 있어 상황이 호전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광주 다른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 캠프 관계자는 "권은희 후보가 연신 '똥볼'만 차고 있다"며 "안철수 대표가 목이 쉴 정도로 바쁜 와중에 당선 가능성이 없는 권은희 후보를 지원 유세하는 당력 낭비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안철수 대표와 함께 호남을 순방하고 있는 임내현 의원은 유세 현장마다 시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고 있다. 억울하게 컷오프됐지만 탈당할 뜻을 접고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일념으로 당 선대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내현 의원은 광주 뿐만 아니라 순천 등 각지에서 시민들이 다투어 찾아와 인사하고 악수를 건네고 있다.

    이는 임내현 의원이 순천지청장·광주고검 차장검사에 이어 전주지검과 광주고검의 검사장을 맡는 등 검찰 생활 동안 호남에 아주 넓은 인맥을 쌓아놨기에 가능한 일이다. 안철수 대표와 동행하는 와중에 새삼 이러한 인맥과 네트워크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국민의당의 당직을 맡고 있는 한 호남 지역 의원은 "이번에 공관위가 아주 엉터리였다"며 "컷오프해야 할 사람(권은희 의원)을 하지 않고 애먼 사람(임내현 의원)을 떨어뜨려서 한 석을 (더민주에) 거저 헌납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