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무기한 발표 연기에 "시대착오적 정치보복" 무소속 출마行
  •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DB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DB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결국 탈당과 동시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의 공천 여부 발표 지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다. 

    유승민 의원은 23일 대구 용계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 의지한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며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은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조항을 언급했다.

    앞서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예비후보 등록과 관련,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며 헌법 조항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면서도 헌법 제1항을 들먹이며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은 그간 정체성 논란을 겪어왔다. 이번에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밝힌 공천 배제 기준 중 '당 정체성과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도 유승민 의원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1년 전당대회 출마선언과 지난해 4월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상기하며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제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의 정체성 논란은 그동안 당 내부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해 4월 원내대표 당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비판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은 당의 공천 방침에 대해서도 "부끄럽고 시대 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와 민주주의,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라며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유승민 의원은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집권여당과는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파장 등을 고려해 유 의원의 자진 불출마로 매듭되기를 기대했다는 점에서, 유승민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대한 친박계의 비판 목소리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이른바 '비박(非朴)연대'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천 과정에서 대거 낙천한 유승민계와 비박계 현역 의원들의 연대설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비박계 맏형'으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과 3선의 주호영 의원도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비박연대 결성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