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시장에서 인정받은 카피라이터…총선의 또다른 볼거리
  • ▲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2012년 1월 6일 모습. 그는 19대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이후 새누리당은 19대 총선과 대선, 6.4 지방선거와 4.29 재보궐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20대 총선에서도 그 결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본부장의 2012년 1월 6일 모습. 그는 19대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이후 새누리당은 19대 총선과 대선, 6.4 지방선거와 4.29 재보궐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20대 총선에서도 그 결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뉴시스 DB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치열한 홍보전도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특유의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으로 당의 이미지를 재고하고 홍보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는 20대 총선에서 홍보담당자들의 역량에 따라 당과 유권자와 교감의 폭도 늘어나는 만큼, 오는 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위기의 새누리당 구해낸 검증된 보증수표 …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먼저 새누리당 조동원 본부장은 카피라이터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불린다.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침대는 과학입니다'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조동원 본부장의 광고 카피라이터였다.

    그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부터 새누리당의 선거가 있을 때마다 참여해 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가 치른 첫 선거인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사정은 녹록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여소야대 현상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야권은 야권연대를 통한 결집으로 어느 때보다 사기가 높았다.

    그러나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새누리당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며 승리를 확신했고 결국 152석의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조 본부장의 지적을 수용해 당을 빠르게 바꿔나갔다. 당명을 공모해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꿨다. 또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손수조 등의 인물들이 당내로 들어오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2년 뒤인 2014년 조 본부장은 극도로 불리한 선거판에서도 당의 홍보를 책임졌다. 세월호 참사가 온 정국을 뒤덮고 있던 시기에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교육감 선거판을 제외하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새 당명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지난7월 영입돼 더불어민주당의 셀프디스 캠페인을 여는 한편, 백보드를 교체하며 당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노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새 당명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지난7월 영입돼 더불어민주당의 셀프디스 캠페인을 여는 한편, 백보드를 교체하며 당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노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시장에서 검증받은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 정치에서도 통할까

    다시 1년이 지난 2015년,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뒤덮었던 4.29 재보궐 선거에서도 더민주에 완승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듭된 연패에 홍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자 문재인 전 대표는 당내 홍보전문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홍보위원장 영입에 나섰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2015년 7월 그렇게 정치계에 입문했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시장에서 인정받은 홍보 전문가였다. 〈참이슬〉〈처음처럼〉〈엔제리너스〉〈딤채〉〈이니스프리〉 등 여러 수작이 있었지만, 당을 홍보하는 일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하지만 손혜원 홍보위원장 역시 조동원 본부장이 그랬듯이 빠르게 당을 바꿔나갔다. 백드롭을 교체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주간에는 '광복 70주년, 이제는 통일입니다'라는 백드롭을, 창당 60주년에는 국민과 함께, 민주 60년'의 백드롭을 내걸며 변화를 예고했다.

    비록 지지부진한 참여로 크게 빛을 못 보기는 했지만, 셀프디스 캠페인으로 당내 자성의 목소리도 전달하려 애썼다.

  • ▲ 더민주의 백보드는 현재 여러 색이 섞여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민주의 백보드는 현재 여러 색이 섞여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국정 역사교과서 정국에서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라는 글귀가 걸린 백보드를 제작해 내걸었다. 글귀 위로 DJ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국정 역사교과서 정국에서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라는 글귀가 걸린 백보드를 제작해 내걸었다. 글귀 위로 DJ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두 홍보 전문가의 정면 대결… 승자는?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은 이에 2015년 12월 20대 총선을 위해 다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을 새누리당에 불러들였다.

    새누리당은 당시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국민의당이 분당되고, 야권연대가 좌절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같은 전망은 커졌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한때 '우리의 목표는 180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에는 계파 갈등이 불기 시작했다.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갈등에 휩싸였다.

  • ▲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지난 해 말, 노동4법 정국 당시 '이제는 민생입니다'라는 글귀를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는 글귀로 해석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지난 해 말, 노동4법 정국 당시 '이제는 민생입니다'라는 글귀를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는 글귀로 해석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그러나 새누리당은 최근 새로운 백보드를 내놨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혼자 그냥 붙였다"는 백보드에는 새누리당을 향한 '쓴소리'들이 적혀있다.  ⓒ뉴시스 DB
    ▲ 그러나 새누리당은 최근 새로운 백보드를 내놨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혼자 그냥 붙였다"는 백보드에는 새누리당을 향한 '쓴소리'들이 적혀있다. ⓒ뉴시스 DB

    조동원 본부장은 이에 "잘하자, 진짜.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는 새 백보드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유권자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일침이었다.

    조 본부장은 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속으로는 그러실 수 있겠지만, 국민의 아픈 소리를 받아들이는 게 대인이라는 것 아니겠냐"면서 "(백보드는)그냥 제가 붙였다"고 밝혔다. 당내 쓴소리를 맡은 셈이다.

    그는 "예전에 2012년 총선 때 민주당이 훅 갔지 않았느냐"며 "저희 당 뿐 아니라 정치계에서는 항상 자만심에 빠지거나 오만하게 비쳐지면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손혜원 위원장도 이에 질세라 총선을 앞두고 당내 단결을 강조하는 유니폼을 만들어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구 셔츠를 닮은 총선용 점퍼와 티셔츠를 내놓았다.

    그는 지난 7일 "팀플레이 합시다. 구원투수 나섭니다"라고 간단히 적었다. 유니폼을 입은 당의 모든 사람이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였다.

    여야 모두 당대 최고의 홍보전문가가 홍보전과 여론전을 펴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 겸손하게 승리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