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거 반드시 우리 동네에 갖다 노슈!”
    ‘사드’가 필요 없을 한 마디인데...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사드 배치는 배치지역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을 박탈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환경 피해를 주기
    때문에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그 분들의 말씀은 이어진다.
    “사드 배치 시 토지수용 보상금을 예산으로 지출해야 하므로 그 배치 약정은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다... 국회 동의 전에는 배치 지역 예정지를 미국과 협의하거나 합의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에서 가장 많이 ‘배울 만큼 배워 처 잡수신’ 분들의 화법(話法)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변호인(便好人)들의 말씀은 이렇게 전부 법적(法的)인 근거를 가진다.
    변호인(便好人)들이 모였으니, 민변(민便)이라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 땅에 사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속심의 표현이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짐작하고 있는 바와 다르지 않게... 
  •   이 나라 국방부와 미국의 국방부를 대표하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엊그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을 체결했다고 한다. 물론 이 실무단 구성이 곧바로 사드(THAAD) 배치로 이어지지는 않을듯하다는 관측이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북녘의 거듭되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결정이 “사드 배치 논의 시작”이었다. 물론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권 차원의 군사적 조치임에 틀림이 없지만,
    ‘낀 나라’ 신세를 감안하면 “우리 것도 아닌” 그것을 엿장수 마음대로 갖다 놀 수는 없을 터였다. 
      또한 뛔놈이나 로스께의 눈 흘김에도 결코 모르쇠로 강짜 부리기가 쉽지 않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양놈과 뛔놈 간에 뭔가 흥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보도도 있다. 

      사드 배치 논의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데 지렛대 역할”,
    또는 “그나마 뛔놈의 목젖을 누를 수 있는 카드”라는 등등의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뒷맛이 개운치는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도 안 되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   북녘의 돼지새끼가 남녘에다 대고 말 폭탄이 아니라, 실제 핵을 실은 미사일을 날리기 전에
    과연 사드가  이 나라 미군기지에 배치될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아마 어려울 것“이 정답일 듯하다.
      뛔놈과 로스께의 반대 때문에? 양놈과 뛔놈의 흥정으로? 북녘의 돼지새끼가 남녘의 ‘우리민족’을 끔찍이 아껴서 ‘북악(北岳) 산장’ 이외의 지역에는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결코 아니다.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북녘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된다고 하기가 무섭게, 배치 후보지와 관련한 여러 설(說)이 나왔다. 그리고는 북녘의 핵과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사드 레이더에서 내뿜는 전자파”의 위력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배치 가능 지역’으로 거론된 동네의 주민들이야 그렇다 치고, 그 지역 ‘선출직 공무원’과 국개(國개)들이 더 설쳐댔다. “우리 동네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그 전자파의 세기와 양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 나라에서는 결코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그건 이른바 ‘선동의 범주’일 뿐이다. 더욱이 이 나라에서 ‘군’(軍)은 한국군이건 미군(米軍)이건 가리지 않고 어느 동네에서든지 무조건 증오의 대상이다. 이 나라 일부 국민의 거의 타고난 체질이나 DNA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   향토 사단(師團) 옮기자는데 장송곡(葬送曲)까지 틀어가며 저주한 전력(前歷)도 있다.
    천성산 도롱뇽과 밀양(密陽) 송전탑의 아주 소중한(?) 경험과 전통이 있지 않은가.
    평택[미군기지]과 서귀포 강정마을[해군기지]의 멋진(?) 추억도 생생하다. 
      특히 미국(米國)과 관련된 것이라면, ‘광우뻥 좃불놀이’의 그 장엄한(?) 외침을 잊을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 이 결연한 모습 그대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를 쐬느니, ‘최고 존엄’께서 보내신 수소탄의 낙진을 맞겠다!”
      위의 ‘그 변(便) 모임’의 법대로(?) 화법(話法)이 그 숱한 동네와 과거·현재의 신부님·수녀님·중님·목사님과 광대·풍각쟁이, ‘참(斬)교육 노동자’, ‘억대 즈음 연봉(年俸)의 노동자’ 등등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려는 목소리는 아닐는지...

      이런 동네 어디 없나?
    두서너 군데만 있어도 이 나라에 사드 같은 것은 애시당초에 필요치 않았을지 모른다.
    어찌 북녘의 돼지새끼가 핵과 미사일을 장난감 다루듯 했겠는가.
    양놈이나 뛔놈, 왜놈, 그리고 로스께가 이 나라를 ‘낀 나라’라고 감히 깔보겠는가 말이다.
  •   “우리 동네에 배치하시오. 내가 다음 선거에서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소!”<선출직 공무원과 국회의원>
      “필요하면 사(四)든지 오(五)든지 해야 되는 거 아녀?”<동네 어른들>
      “그만한 일이면 나라에서 가만있겠나? 충분히 검토하고 보상도 할 거 아닌가”<동네 젊은이들>

      봄이 되면, 나른해 진다. 그리고 꿈도 꾼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