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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鍾仁·韓相震 두 傭兵 사이의
현대사 인식 충돌이 갖는 제한적 意味그 내용은 결국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가 서로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지만 네가 하는 것은 추행(醜行)”이라는
식의 말씨름에 다름이 아니다이동복
둘로 갈라선 야당을 이끌고 있는 ‘용병(傭兵)’들의 예고되지 않았던 언행(言行)들이 찰라적(刹那的)으로는 과거의 터부(禁忌)를 무너뜨리는 정치문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어서 전개되는 설왕설래(說往說來)의 상황은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지만 네가 하는 것은 추행(醜行)”이라는 기성정치의 전형적(典型的) 구태(舊態)의 틀 속에서 흥행성(興行性) 작태(作態)가 답습(踏襲)되고 있는 데 불과한 모습이어서 씁쓸한 느낌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이 같은 돌출(突出) 언행의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었다. 그는 1월14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어느 나라를 보든 간에 나라를 세운 국부(國父) 이야기를 하는데, 나라를 세운 분들은 어떻게든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이승만(李承晩) 국부론(國父論)'을 거론했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돌출 발언이 야권(野圈) 안에서 반발(反撥)을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은 예상 이외의 일이 아니었다. 그 반발의 선봉(先鋒)을 엉뚱하게도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김종인(金鍾仁) 선거대책위원장이 떠맡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1월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나라를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공로를 세웠으니까 일부 사람들이 국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3선 개헌(3선 제한 철폐를 위한 ‘사사오입’ 개헌을 잘못 표현)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한 사람이 아니냐”고 비판한 것이다.
그 뒤 이 두 사람 사이의 씩뚝꺽뚝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내용은 결국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가 서로 “내가 하는 것은 로맨스지만 네가 하는 것은 추행(醜行)”이라는 식의 말씨름에 다름이 아니다. 이 말씨름은 결국 김종인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의 첫 행보(行步)로 나선 1월28일의 국립묘지 참배 때 김대중(金大中)·김영삼(金泳三)뿐 아니라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지만 그와 한상진 위원장 사이의 티격태격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티격태격의 제2막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위원장의 전두환(全斗煥) 군부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및 11대 국회 참가에 대한 국민의당의 한상진 위원장의 시비(是非)로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60년 역사를 모두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분에게 갖다 바치는 제1야당의 모습을 도저히 묵과하거나 용서하지 못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김 위원장은 “나는 그때 나의 전문성(專門性)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주장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그가 그의 주장을 입증할 목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그가 문제의 전문성에 입각하여 건의했던 정책 사안들을 수용한 사실을 거론한 것은 듣는 이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역불급(力不及)이었다.
더구나, 그는 이 같은 군색(窘塞)한 자기 합리화(合理化)의 연장선상에서 한편으로 박정희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도 그분이 오늘날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승만에 대해서는 "자기 스스로 건국하면서 만든 민주주의 기본적인 원칙을 소위 3선 개헌이라든가 부정선거로 파괴, 결국 불미스럽게 퇴진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두 사람에 대한 그의 평가가 공정성의 잣대를 결여하고 있는 모순을 드러내 주었다. 박정희에 대해서는 '공(功) 7, 과(過) 3'의 잣대를 쓰면서도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 반대의 잣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이끌고 있는 두 ‘용병’ 대표 사이의 한국 현대사(現代史)에 대한 상반된 역사인식은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성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종인 위원장이 그의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가 경력에 대해 '사과'하고 이에 반해 한상진 위원장이 그의 '이승만 국부론'을 실질적으로 '철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김·한 두 위원장 사이에 이번에 전개된 한국 현대사에 대한 역사인식 충돌은 그들이 지금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키려 부심(腐心)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임박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찌 해서든지 오른 쪽이 아니면 중도 성향의 표심(票心)에 영합(迎合)해 보겠다는 얄팍한 정략적 계산에서 표출(表出)된 경쟁적 해프닝에 불과해 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짜증을 자극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