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동종전과 없다는 점 고려..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 사기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실형'은 면했지만, 사기 혐의가 그대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대중 스타인 최홍만에겐 상당히 뼈아픈 전과가 될 전망이다.

    앞서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지인에게 진 빚을 전부 갚았다"고 밝혔던 최홍만은 법원의 보수적인 판결에 반발, 항소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 돈은 모두 갚았지만..사기죄는 성립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14일 지인에게 1억여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홍만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 사실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으나,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를 봤다는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탄원을 한 점, 피고인이 동종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검찰은 구랍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사기 혐의가 인정되지만 고소인 2명과 합의를 했고, 돈을 착실히 갚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구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이 청구한 형량과 동일한 형량이 언도됐다는 것은 그만큼 최홍만의 혐의점이 분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정황이 구체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홍만의 법률대리인은 공판 직후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은 전부 갚은 상황이지만, 재판부가 변제를 했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이같은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빌릴 당시 피고인의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갚을 의도나 능력이 없었던 게 아닌 만큼 항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 여친에게 명품시계 선물..알고보니 빚덩이?

    검찰에 따르면 최홍만의 지인 문OO씨는 2013년 12월 27일 홍콩 현지에서 "여자친구에게 시계 선물을 해야 하는데 당장 돈이 없다"며 "한국에 가서 값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는 최홍만의 요청에 선뜻 1억 589만 원(71만 홍콩달러)을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홍만이 빌린 돈을 갚지 않고 버티자 2014년 2월경 최홍만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최홍만의 또 다른 지인 박OO씨는 2014년 10월 28일 "급전이 필요하다"는 최홍만의 말에 2,550만원을 빌려줬으나 역시 최홍만이 상환을 안하자 경찰에 같은해 12월 고소장을 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해 5월 최홍만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두 달 뒤 '기소 의견'을 담아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이와중에, 일부 변제를 받은 박OO씨가 고소를 '취하'하면서 최홍만과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된 당사자는 문OO씨 한 명으로 압축됐다.

    사건을 넘겨 받은 동부지검은 지난해 11월 11일 최홍만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최홍만은 구랍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로드FC 027 IN CHINA 무제한급 경기에서 루오췐차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대전료로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씨름 선수 출신인 최홍만은 지난 2004년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뇌종양 수술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최홍만은 한동안 경기 외적인 모습으로 주목을 받다 지난해 7월 로드FC 무대를 통해 격투기 선수로 컴백했다.

    당시 '360게임 로드FC 024 인 재팬' 무제한급 경기에서 카를로스 토요타와 맞뭍은 최홍만은 1라운드 1분 30초 만에 펀치 두 방을 맞고 TKO패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최홍만이 받은 대전료는 6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홍만은 지난 2011년 무렵 서울 건국대 인근에 위치한 술집을 인수, 운영을 해왔지만 매출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