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총장이 평양에 갔더라면?

    만약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고 돌아온 뒤 핵실험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趙甲濟   

    만약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고 돌아온 뒤 핵실험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김대중, 노무현에 이어 또 다시 북에 이용당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지난 17일에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일단 안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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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북설(訪北說)이 나오고 있는 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2월 16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리들과 나의 방북에 대해 논의 중이며, 이른 시일 내 시기를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되었다. 潘 총장은, 지난 달 평양에 가기로 했다가 계획이 보류된 까닭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또 '아직 DPRK(북한) 당국과 논의 중'이라며 '양측이 서로 편리한 날짜를 가능한 한 빨리 잡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서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화해를 위해 사무총장직을 활용해 어떤 일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潘 총장이 이런 시기에 북한에 가겠다는 것은 그가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을 굳혔다는 해석을 낳는다. 사람은 정치적 야심을 가지는 순간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거나 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를 의식하면 모든 행동이 표를 얻거나 지지도를 올리는 데 집중된다. 
      
      유엔사무총장이 지금 북한에 꼭 가야 할 이유는 없다. 유엔 총회가 최근 압도적 표로써 김정은 일당을 국제법상의 反인류범죄집단으로 규정, 유엔 안보리에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도록 건의해놓은 상태이다. 유엔은 또 여러 나라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응징하기 위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비유하면 유엔은 형사이고, 북한정권은 도피범이다. 
      
      潘基文 총장이 국제범죄 집단인 북한정권에 訪北을 간청하는 모습이 되면 김정은은 이를 역이용하려 할 것이다. 독재자는 임기가 있는 선출직 정치인을 조종하기 쉽다. 독재자는 시간이 많은데, 선출직 정치인은 임기 내에 득표에 유리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다. 우리는, 북한 독재자가 이 점을 활용, 한국의 두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 한국의 안보에 구멍을 내는 합의를 성사시킨 것을 지켜본 바 있다. 
      
      반기문 총장도 김정은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 아니면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北은, 潘 총장의 방북을 허용하고 김정은과의 회담을 약속하였다가도 언제 이를 파기, 潘 총장을 困境(곤경)에 빠뜨릴지 모른다. 북한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지도 못하고 오면 가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김정은은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주는 것'을 가장 큰 카드로 활용하려 들 것이다. 
      
      만난들 김정은이 반기문 총장에게 핵포기를 약속할까? 강제수용소 폐쇄를 약속할까? 약속한다고 한들 믿을 수 있을까? 막내 아들뻘 되는 어린 세습 독재자와 국제평화 기구의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웃고 헤어지면 무슨 좋은 일이 벌어질까? 對北제재를 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난 이후 國益이 增進(증진)되기는커녕 손해를 본 것을 잘 아는 한국의 유권자들이 '상봉 쇼'에 넘어갈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도 국민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반기문 총장의 訪北은 得보다 失이 많을 것 같다. 형사가 도피범을 만나기 위하여 저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政治행로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