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증축, 동해 신포항 SLBM 시험 및 ‘고래’급 잠수함 눈길
  • ▲ 8일 오전 강원도 화천 인근에서 전방으로 이동 중인 전차부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일 오전 강원도 화천 인근에서 전방으로 이동 중인 전차부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정부는 8일 정오를 기해 휴전선 1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대북방송은 비정기적으로 실시, 북한이 치밀한 사전준비를 통해 도발을 하기 어렵도록 했다.

    북한 인민군이 일부 병력을 전방배치하자 한국군 또한 기갑전력과 대공전력 등 일부 전력을 전방에 배치했다. 2015년 8월처럼 북한 인민군이 기습도발을 할 경우 즉각 3~4배의 보복조치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과연 북한은 2015년 8월처럼 대북 방송용 확성기를 타격하는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까. 8일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3면 기사에서 “우리는 수소폭탄보다 더 한 것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호기를 부렸다. 추가 도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지난 6일 핵실험 이후 북한의 동향을 살핀 군 관계자, 군사전문기자나 민간군사연구가들은 다음 도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신형 ICBM 발사 시험, SLBM 발사 시험 공개 등은 즉시 실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5년 말, 서해 인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발사대 증축 공사를 거의 마무리했다. ‘38노스’ 등 북한전문매체는 증축한 미사일 발사대의 높이가 57m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과거 북한이 ‘우주로켓’이라고 주장한 은하 3호(30m 추정)는 물론 한국형 발사체(KSLV-1)인 나로호(33m)보다 더 큰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이후로는 대륙간 탄도탄(ICBM) 발사 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볼 때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은하 3호’의 개량형이나 고체연료를 탑재한 신형 탄도탄 발사 시험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고체연료 탄도탄’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북한이 고체연료를 개발했다는 증거가 속속 포착되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기존의 북한 장거리 탄도탄과 달리 발사 준비에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 ▲ 북한은 2015년 말 서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증축 공사를 끝냈다. 사진은 '38노스'가 2015년 5월 공개한 동창리 시험장 사진. ⓒ美 '38노스'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은 2015년 말 서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증축 공사를 끝냈다. 사진은 '38노스'가 2015년 5월 공개한 동창리 시험장 사진. ⓒ美 '38노스' 보도화면 캡쳐

    동해 신포항 인근에서 개발 중인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을 시험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 개발과 탐지가 거의 불가능한 SLBM를 함께 대외적으로 과시하면, 그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5년 12월 21일 수중발사시험을 실시했기 때문에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탄도탄을 개발할 때 하나의 미사일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현재 상황에서 미국 등 강대국들이 첩보위성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장거리 탄도탄이나 SLBM을 또 발사할 가능성보다는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를 이용해 중단거리 탄도탄 발사를 벌일 수도 있다고 본다. 이동식 차량 발사대의 특성상 강대국이라고 해도 이를 추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북한의 ‘복합 테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전방 지역에서의 전술적 차원의 기습도발에서부터 핵물질을 활용한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을 벌일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기갑·방공 전력을 전방 지역으로 배치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대응책’은 북한 측이 2015년 8월처럼 대북방송 확성기를 공격했을 때에만 유효할 뿐 다른 도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