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물영입 혁신경쟁..새누리는 계파전쟁? "과반 안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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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을 앞둔 야권의 지리멸렬(支離滅裂)이 여당에게 180석의 자리를 내주는 결과로 연결될까? 새누리당 지도부의 야심찬 '총선 180석 확보' 목표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 분열로 인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는 주장에서부터, '계파싸움만 벌이는 여당이 어부지리(漁夫之利)만을 노리며 지나치게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4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180석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어렵지만 180석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총원의 5분의 3인 180석을 확보해 식물 국회의 주범인 국회선진화법을 바꾸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180석은커녕 과반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끊임없는 혁신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최근 20년간 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독식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180석 목표가 무리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15대 총선 이래 가장 크게 이긴 정당은 2008년 18대 총선 당시 153석(한나라당, 현 새누리당), 17대 총선 당시 과반 의석을 차지한 152석(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수준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5일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총선 목표와 관련, "우리 국민이 허술하지 않다. 한 당에 과반을 넘겨주는 것도 표를 줄까 말까인데, 180∼200(석)을 줄 국민이 어디 있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친이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이) 3당 혹은 4당 구도로 가는 것은 여당에게도 호재만은 아니다"며 "(180석 확보는) 안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첫 선거가 치러진 1948년 이후 올해 20대 총선의 해를 맞이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는 설명이다.이 의원은 "기본적인 여야 고정표만으로는 당선이 어렵다. 당선을 위해서는 중도표가 와줘야 하는데, 이 중도표가 제3당으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야권 측에서는 여당의 180석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야권 위기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앓는 소리'를 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다소 내포된 발언이란 분석이다.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5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180석 목표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야권 분리가 선거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고, 두 개의 야당이 비슷한 색깔로 표를 가르면 그건 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180석 목표'에 대한 당 내부의 경고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전날 당 지도부를 향해 "'일여다야 구도라서 아마 이번 총선에 압승할 것이다, 180석 넘을 것'이라는 이런 황당한 오류와 착각에 빠지고 있다"고 일갈했다.

    논란이 커지지자 김무성 대표는 "
    총선 180석을 목표로 삼은 것은 오만해서가 아니라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단체총협의회 신년하례식’에 참석,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총선을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아울러 "새누리당은 흔들림 없는 애국심으로 개혁의 길에 서서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기회와 번영으로 바꾸는데 앞장서겠다"며 애국단체총협의회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 선거가 다가올 수록 야권 연대도 여야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안철수 신당간 3자 대결 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지속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 측은 더민주당과의 연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선거가 막판이 다가올 수록 제1야당의 단일화 시도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여다야의 3자 대결구도에서는 여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일반론이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거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신당 측과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지지층을 두고 다툰다면 여당이 유리하겠지만, 문제는 안철수 신당이 중도층을 넘어 새누리당 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도 조속히 인물경쟁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측이 서로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며 혁신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임에도, 여당의 계파 갈등 조짐만 이어지고 있어 지지층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주일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 인물을 국회에서 소개하고 있고, 매일 아침, 저녁마다 새 인물들이 TV 화면에 나타나 국민들께 새 정치를 연출할 것"이라며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의 영토경쟁 속에서 개혁이라는 말만 하고 기득권만 지키려는 것은 아닌가. 새누리당 지도부와 김무성 대표는 직접 나서서 개혁의 피를 수혈해 달라"고 당부했다. 

    계파 갈등을 멈추고 수도권에서 얼마나 참신한 인물을 내세울지를 고민하며 '인물 경쟁력' 확보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