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당한 안철수, 천정배 측 "배신하려는 거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내 현역 의원들을 영입하려는 시도와 관련, 천정배 의원 측의 국민회의가 "호남을 배신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새로운 인사로 야권 주도 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국민회의의 창당 취지에 맞지 않는 만큼, 향후 연대 고려 대상으로서 쓴소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8일 운영위원회 4차 회의에서 "안 의원이 신당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는데, 수명 다한 야당을 대체할 희망을 갖게한 점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호남 민심은 안 의원이 기득권에 찌든 정치인과 손 잡고 도로 새정치로 회귀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유권자는 호남 정신을 대변하는 뉴 DJ가 낡은 세력 인물과 경쟁하기를 바라고, 야권 텃밭인 호남부터 패권 청산을 원하고 있다"며 "낡은 기득권을 해체하는 용기있는 결단과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 지역 인사인 나상기 운영위원도 "광주 호남은 천정배 의원을 제외한, 낡은 기득권 세력인 광주 8명 등 호남 지역 30여 명의 전면 교체를 바란다"며 "그 세력이 탈당해서 안철수 신당으로 가는 것은 세력 교체(흐름에) 거꾸로 가는 것인 만큼 광주가 당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에선 '안철수 의원이 하려는 게 도대체 뭐냐', '안철수 의원이 다시 호남 민심을 배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며 "개혁 세력에 의한 세력 교체가 기반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상기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천정배 의원은 "나 위원의 발언에 감동받았다"며 동조하기도 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안 의원을 겨냥, "여당도, 야당도 아닌 묘한 당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안철수 신당'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향해 "독자적으로 창당하기에 미흡해 보인다. 차라리 새누리당에 입당하라"고 비판했다. 독자세력화에 나선 안 의원이 여당은 물론 야권으로부터 난타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회의가 안철수 신당을 비판하자, 일각에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회의는 호남 지역 의원들을 전면 물갈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최근 권은희 의원을 만나 영입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24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권은희 의원에게 '뉴 DJ'라고 지칭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이에 권 의원은 "생각을 더 해보겠다"고 답했다.

신당들의 이 같은 행보에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은 친노에 각만 세울 뿐 아직까지 신당의 정체성도 뚜렷하지 않고, 천정배 의원은 자신의 주장과 발언이 불일치 한다"며 "신당 세력들이 기조 없이 오락가락하는 걸 보니, 새정치와 공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민회의는 여의도 대산빌딩에 당사를 마련하고 입주식을 진행했다. 국민회의는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 혁명',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당 상징으로는 오렌지색 배경의 횃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