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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한국서 모든 지원받았던 탈북자, 망명 안 돼”

VOA “한국에서 대학까지 졸업, 충분한 권리 누린 탈북자의 미국 망명은 불가” 판결

입력 2015-12-24 13:33 | 수정 2015-12-26 16:57

▲ 2005년 10월 중국에 숨어 살던 탈북자 가족들의 모습. 언제부턴가 이런 탈북자와는 달리 정부의 지원혜택만 노리고 내려온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사람들은 정부 지원이 끊어지면 다시 해외로 '망명'을 신청했다. ⓒ2005년 10월 10일 조선닷컴 보도화면 캡쳐

‘자유’가 아니라 ‘돈’만을 쫓아 한국에 왔다가 정부 지원을 다 받은 뒤 다시 해외로 ‘망명’하는, 일부 ‘가짜 탈북자’에 대해 미국 법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4일 美법률전문 매체 ‘코트하우스 뉴스’를 인용, “美법원이 한국에서 완전히 정착해 살던 탈북자가 망명 신청한 것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미국 법원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탈북자 장성길 씨. 그는 1998년 탈북, 1999년 한국에 정착했다가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장 씨는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국에서 사는 게 두렵지는 않지만 한국을 싫어한다”며 망명을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장 씨의 ‘망명 신청’을 검토한 美제9순회항소법원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장 씨는 망명 신청을 할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美법원 측은 “장 씨가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졸업 후에는 취직을 했으며, 가까이 살고 있던 가족들과 교류하는 등 한국에서 폭넓은 ‘권리’를 누렸다”면서 “한국에서 확실하게 정착했던 장 씨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장 씨는 美이민법원에 의해 ‘망명 신청’을 거절당하자 “한국은 오직 하나이며 단지 남북한으로 나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나는 다른 나라로 이민간 것이 아니라 같은 나라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을 뿐”이라면서 항소를 했다고 한다.

장 씨는 또한 2004년 제정된 美북한인권법 제302조에 따르면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들에게 미국 망명을 모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美북한인권법의 해당 조항은 “북한 주민이 한국 헌법에 따라 한국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법적 권리 때문에 난민 지위나 미국 망명 신청 자격을 제한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에 제9순회항소법원은 “망명 신청자가 정착했던 나라의 국적을 보유했는지의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착했던 나라에서 어떤 제의와 혜택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장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장 씨가 연방 대법원에 항소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美법원의 판결은 탈북한 뒤 한국에서 살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거나 정부의 탄압을 받는 탈북자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은 다 누린 뒤 미국으로 건너와 과실만 얻으려는 탈북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美정부는 2004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뒤 2015년 11월까지 제3국 등을 헤매던 191명의 탈북자들을 ‘난민’ 자격으로 받아들였다. 이 밖에도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탈북자들을 위협하는 좌익 진영의 행태에 두려움을 느껴 미국으로 떠난 탈북자 가운데 일부의 망명 신청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정부 관계자나 좌익 진영에 의한 탈북자 위협이 크게 줄어들고, 한국 정부의 탈북자 지원도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 같은 ‘재망명’ 신청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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