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공연될 수 있는 우수 작품 육성…연극 시장 활성화 위한 정책 방안 논의창작 희곡 개발, 에든버러 '한국 연극의 집' 구상 등 현장 목소리 적극 반영
  •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극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문체부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극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침체된 국내 연극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현장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9일 오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대중음악이나 뮤지컬에 비해 영세한 제작 구조에 시달리는 연극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내년도 예산안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열렸다.

    문체부가 5월 10일 발표한 '2025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 문화예술 행사를 관람하겠다고 답한 응답률은 69.6%로 2016년(84.3%) 대비 14.7% 하락했다. 특히, 2016년 20.1%에 달했던 연극 관람 의향률은 지난해 10.1%로 정확히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1월 10일 문체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는 총 9개 분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연극·뮤지컬 분과 내 소분과 회의다. 이날 김도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배우 김수로·이기영, 박범수 문화강국 네트워크 상임이사, 박정미 파크컴퍼니 대표,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등 6인이 참석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낮은 관람료와 영세한 제작 환경 탓에 우수한 작품이 단기 공연에 그치고 사장되는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지금이 우리 연극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최휘영 장관은 "그동안 연극 분야 예산은 창작보다는 관람 쿠폰 발행 등 향유와 유통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창·제작 부문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관련 예산도 증액하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논의된 핵심 정책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창작 희곡 개발·제작 및 소극장 중심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 육성 △공연장 대관료 지원 강화 및 공공극장 개방 △복잡한 보조금 규제 개선 △예술강사·예술원 제도 정비 등이다.
  • ▲ 배우 김수로가 9일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문체부
    ▲ 배우 김수로가 9일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문체부
    신작 초연 이후 재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우수 작품들을 발굴해 장기 공연이 가능하도록 내년 예산에 반영한다. 방지영 이사장은 "그간 청년 지원에만 치우쳤던 정책에서 벗어나 연극계의 허리인 중견·중장년 극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미 잘 알려진 작품보다 마케팅 부족으로 묻힌 수작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작비 중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대관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 사업을 서두르고, 공공극장을 민간 무대에 더 많이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중심으로 '보조금 제도 개선 TF'를 가동하고 연구 용역을 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한다. 종신제로 운영돼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방식을 임기제로 전환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도적 모순에 대한 쓴소리도 가감 없이 오갔다.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학교 예술강사 제도가 고정 일자리처럼 변질돼 신규 예술인들의 진입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 장관은 예산 감소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인정하며 "기존 학교 중심에서 생활 지역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확장하는 방안을 내부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세계적인 K-컬처 열풍에 발맞춰 한국 연극의 해외 진출을 위한 아이디어도 논의됐다다. 배우 김수로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기간에 극장을 통째로 대관해 '한국 연극의 집'을 운영하고, K-팝과 한국 음식을 연계해 시간대별로 다양한 우리 연극을 집중적으로 선보이자"고 제안했다. 최 장관 역시 밀라노 동계올림픽 당시 큰 호응을 얻었던 '코리아하우스'의 선례를 언급하며 "해외의 한국 문화 관여도가 매우 높다. 긍정적으로 협의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이 외에도 2027년 7월 수원시에서 열리는 아동·청소년 연극계의 올림픽 '국제아동청소년연극(아시테지) 세계총회'와 '국제공연예술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수원시 등 관계 기관과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독창적인 연극 작품이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향후 연극이 K-컬처를 견인하는 핵심 공연예술 분야가 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겠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수시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