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에 안철수와 문재인이 나선다면? 전 지역에서 안철수 '우위'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불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안철수 의원. ⓒ뉴데일리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불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안철수 의원. ⓒ뉴데일리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야권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권발(發) 정계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호남 지역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이 문재인 대표에 비해 21%p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내 비주류로 꼽히는 호남 인사들을 배척하고 주류 패권주의를 강화한 친노(親盧) 세력에 대한 심판론으로 분석된다. 

    ◆ 호남 民心, 문재인 버리고 안철수 택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야권후보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안철수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로 문재인 대표(33%)를 8%p 차로 앞섰다.

    '만약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가 나선다면 누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이었다.

    지난해 3월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을 때(안철수 39%, 문재인 36%)보다 지지율이 3%p 정도 높아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은 안철수 의원(34%)보다 문재인 대표(58%)를 더 많이 지지했다. 반면 무당층은 안철수 의원(35%)을 문재인 대표(29%)보다 더 선호하고 있었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50%가 안철수 의원을, 20%가 문재인 대표를 택했다.

    '야권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남 지역(광주·전라)에서는 양측의 선호도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48%의 지지율을 얻어 27%에 그친 문재인 대표를 눈에 띄게 압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문재인 대표보다 안철수 의원이 모두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안철수 의원은 서울(41%)을 비롯해 경기·인천(40%), 강원(40%), 대전·세종·충청(41%), 대구·경북(43%), 부산·울산·경남(41%) 등 전 지역에서 문재인 대표를 앞질렀다. 문재인 대표는 서울(33%), 경기·인천(37%), 강원(33%), 대전·세종·충청(24%), 대구·경북(31%), 부산·울산·경남(34%) 등 모든 지역에서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을 밑돌았다.

    연령별로는 20대(안철수 30%, 문재인 51%)와 30대(안철수 41%, 문재인 43%)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40대(안철수 40%, 문재인 37%)와 50대(안철수 47%, 문재인 23%), 60대 이상(안철수 43% 문재인 15%)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우세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결정에 대한 조사에서는 44%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31%는 의견을 유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선 '잘한 일'이라는 응답자가 41%, '잘못한 일'이라고 한 응답자가 42%로 비슷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임의걸기)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0%(총 통화 5,037명 중 1,009명 응답 완료)였다.

     

  • ▲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 심상치 않은 安風, 호남 인사 탈당러시 이어지나?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인천 부평갑), 유성엽(전북 정읍),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이 17일 신당 창당을 목표로 탈당을 선언했다.

    안철수 의원의 지난 13일 탈당 선언 이후 결행된 첫 후속 탈당이었다. 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을 떠나 야권의 대통합과 대혁신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을 재편,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계파(친노) 패권이 만들어놓은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은 물론, 중간층까지 지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모든 야권의 대단결과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에 남는 건 무책임한 것이자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표는 거듭되는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집과 계파(친노) 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앞서 당을 탈당한 무소속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도 격려차 방문했다.

    문병호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추가 탈당 여부와 관련, "1차 탈당 규모로 5∼10명을 말했는데 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단 주말까지 기다리면 추가 (탈당자가) 나올 수 있고, 연말 전후로 20명의 교섭단체 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 역시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추가로 떠나는 몇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엊그제 장흥·강진·영암과 전남도당에서 수백명씩 모였는데, 절대다수가 박수치고 잘될 것이라고 했고 우리도 함께 (탈당)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다짐과 격려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유성엽 의원은 "(지역구인) 정읍에서 핵심당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대부분의 시민들이 '빨리 (당을) 나가지 뭣하러 이러고 있었느냐'며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을 간절히 바라고 있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