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독선의 정치, 분열의 정치, 우리당에 넘친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계와 비노계가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모양새지만 양 쪽 다 양보할 생각은 없어보인다. 20대 총선이 5개월 여 남은 상황인 만큼 새정치연합이 공멸의 길로 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논란과 논쟁을 벌일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며 "지금은 말을 보탤 게 아니라 힘을 모을 때고, 총선에서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 둘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듭 말하지만 대표직 사퇴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며 "두려운 건 오직 혁신과 단합의 좌절, 낡은 정치에 굴복하고 무너져 당원과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대로 혁신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실천하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닌 분열"이라며 "나부터 실천하겠다. 지도급 인사들도 솔선수범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자세로 힘을 모아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앞서 '문·안·박공동지도부체제'를 제안했지만 안철수 의원이 이를 거절했다. 안 의원은 역제안으로 '혁신전당대회'를 제시했으나 문 대표 역시 사절했다. 사실상 사퇴요구와 사퇴요구 불수용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립이 심화되자 비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안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당에서 국민과 당원의 뜻 받들지 못하는 정치, 독선의 정치, 내재 분열의 정치가 넘쳐나고 있어 걱정"이라며 "문 대표가 현 체제로 총선을 돌파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안철수 의원과 분열로 치닫는 것"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준 사진이 기억난다"며 "(이번엔)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의원에게 입혀줘야 한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이 내려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주의 원리가 난국을 극복하고 위기를 승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돼야 한다"며 "비상대책은 창당 수준으로 처음부터 다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문재인 대표의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거부에 반발하는 뜻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문 대표는 분란에 빠진 당을 조속히 수습하라"면서 "내년 1월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총선 비상 지도부 선출을 해야할 것"이라고 친노계를 압박한 바 있다.

    그는 문 대표의 혁신전대 거부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고 한탄했다.

    박지원 의원도 SNS에서 "문재인 대표가 보는 당원과 국민, 박지원이 보는 당원과 국민이 이렇게 다를수가 있을까"라고 문 대표의 결정을 비판했다.

    문 대표가 우겨쌈을 당하는데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총선의 공천지휘를 내려놓기 싫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새정치연합이 분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노계의 탈당과 분당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가면 새정치연합은 정말 끝"이라며 "지금은 비주류들이 전당대회라는 형식으로 문 대표 퇴진에 꽃을 뿌려주고 있지만, 얼마 못가 노골적으로 사퇴하라는 플래카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문 대표가 사퇴한다고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여론이 저버린 만큼, 이미 제 1야당의 몰락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