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려면 나가라?'… 막가파 문재인, 비노 걸러내나

정당의 리더가 구성원을 내 쫓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조직 운영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자당 의원들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하면서 독선적 판단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탈당 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나가려면 나가라'라는 식의 대응으로 보인다. 유성엽·황주홍 의원 등에 대한 징계 결정 역시 계파 갈등에서 파생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안 의원에게 '문·안·박공동지도부체제'를 제안했지만 역제안 받자 이를 사절한 것이다. 사실상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지휘하겠다는 심산이다.

문 대표는 이날 "내 제안(문안박 체제)은 협력이고 혁신전대는 너나 나나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이라며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 앞둔 상황에서 사생결단과 분열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리적으로도 총선 전까지 시간이 부족하고, 내게 대표직을 사퇴하고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더 이상 안 되는 일에 매달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는 분열을 조장하는 반면 자신에게 협력하는 것은 단합이라는 것이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에서 탈당과 분당이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계파 불화를 확산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표는 공천과 관련, 비노계 의원들과 직접적인 갈등도 빚고있다.

새정치연합 당무감사원이 당무감사를 거부한 유성엽, 황주홍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징계처분하기로 결정한 것. 문 대표는 "도당 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하거나 이를 거부하면 해당 지역 의원들이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두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성엽 의원은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선출직공직자 평가인 하위 20% 강제탈락제는 반민주적이고 위험한 장난으로 연결될 수 있는 나쁜 제도"라며 "정확하게 평가해서 공표하고 당원과 국민이 참고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은게 아니라 새로운 막강한 기득권을 움켜 쥔 것이고, 계파간 갈등과 반목을 조장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당무감사라면 거부했겠는가, 민주적인 정당, 통합되는 정당을 위하는 충정에서 소극적 저항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당위원장을 사퇴하라는 문 대표의 주장에는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대응하라는 건 몰아내라는 이야기인가"라며 "아주 잘못된 인식이고 통합을 저해하는 편가르기이자 폭력적 주문"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덧붙였다.

황주홍 의원은 선출직평가위의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대표야말로 하위 20%에 포함될 '0순위'"라며 "본회의 출석률(70%대)과 상임위 출석률(60%대)이 최하위"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입법 수는 고작 4건 대표 발의로 완전 꼴찌"라며 "혁신위는 엉터리고, 문재인·김상곤의 합작품인 혁신안은 당내 비판세력 제거용인 단순 '흉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출직 평가위의 평가 항목은 ▲의정활동·공약이행 평가(35%) ▲선거기여도 평가(10%) ▲지역구 활동 평가(10%) ▲다면평가(10%) ▲여론조사(35%) 등이다.

한편 친노의 종횡을 비판하면서 새정치연합을 일찍이 탈당한 이행자 서울시의원은 이 같은 내홍을 보면서 "내년 총선 필패의 책임은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의원은 현재 천정배 의원 중심의 신당 추진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혁신해야 한다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있다"며 "본인을 배제하자는 것도 아니고 다시 한 번 당원들에게 (개편에 대해) 묻자는 건데, 그걸 거부하고 밀어부치는 건 (총선) 승리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보궐에서 보였듯이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은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야권에 새롭고 정의롭고 강한 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도 "이대로라면 제 2의 이행자가 속출할 것 같다"며 "새정치연합이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문재인이 이끄는 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