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장부터 퇴장까지 시위로 일관, 어린이집인지 국회인지…조경태 "예의를 갖추는 건 상식, 비상식적 사회 반증한 모습 한심해"
  • ▲ 정의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차 국회 방문 일정에 맞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의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차 국회 방문 일정에 맞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도중 야당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가 공분을 사고 있다. 야당 의원들 중 상당수는 박 대통령의 연설을 무시하려는 듯, 제각각 문서 자료들을 펴보거나 핸드폰으로 개인 업무를 봤다. 심지어 졸거나 대통령의 연설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의원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에서 2016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이번 연설은 취임 후 세 번째 국회 시정연설로, 국회의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매년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환대하기는 커녕, 박 대통령의 정책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이날 시정연설 참석을 '보이콧'할 계획을 궁리하기도 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의원은 자당의 비공개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불참하거나 중간에 퇴장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기 전부터 국회 정문에서 '국사(國史)보다 국사(國事)를 챙겨달라', '국정화 철회' 등이 쓰인 노란색 피켓을 들고,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 ▲ 야당의 시위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 지연되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백재현·부좌현 의원이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 야당의 시위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 지연되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백재현·부좌현 의원이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야당의 피켓 시위로 박 대통령의 본회의장 출입이 지연되자, 장내에 입장해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은 모의회의를 하는 한편, 박완주, 백재현, 부좌현 의원은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본회의장에 참석한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각 자리에 있는 모니터 뒷편에 '민생 우선', '국정교과서 반대'라고 쓰인 인쇄물을 붙였다. 발언대에서 잘 보이도록 노골적으로 대통령 연설을 방해한 것이다. 이들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는 듯, 책상에 교과서를 펼쳐 놓았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 중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발언하자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은수미 의원 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여당으로부터 53번의 박수 갈채가 터진 연설 도중에도, 야당석에선 조는 듯한 모습의 의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신정훈 의원 등은 눈을 감고 고개를 내리고 있는 등 박 대통령의 연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 ▲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이 시정연설을 듣던 도중 눈을 감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처
    ▲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이 시정연설을 듣던 도중 눈을 감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처

     

    한편 모니터에 피켓 문구를 붙이지 않고,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정중한 자세로 박 대통령을 바라보며 가장 오래 기립해 있던 조경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불손한 행동을 비판했다.

    조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행정부 수반이국회에 오면 국회의원들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국회의장도 인쇄물을 떼라고 수차례 말했다. 마지막에 기립박수를 친 것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인데, 지극히 상식적인 태도가 주목받는 사회가 얼마나 비상식적인 사회인가를 반증하는 것 같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