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고사에 김상근 건강 문제… 비주류 주승용도 대안 없어 동의
  • ▲ 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뭔가 말을 건네고 있는 전병헌 최고위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은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뭔가 말을 건네고 있는 전병헌 최고위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에 따라 구성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가 내정됐다. 한 달 가까이 지연되던 평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둘러싼 국면은 혁신위가 마련했던 '평가 세칙' 논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16일 확대간부회의 이전에 열린 비공개 사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은 명예교수를 평가위원장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최고위원은 "오늘 의결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갖고 다른 대안도 찾아보자"는 입장을 개진하기도 했으나, "시간이 없다"는 문재인 대표의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당규에 따르면, 이번에 구성되는 평가위원회의 평가는 선거일 기준 5개월 전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내달 13일까지 실시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평가위를 구성하더라도 활동 기간이 채 한 달도 되지 않는 셈이다.

    한명숙 전 대표에 의해 '비노 공천 학살'이 진행됐던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공천심사위원으로 부역했던 조은 명예교수의 평가위원장 인선안과 관련해서는 그간 당내에서 논란이 많았지만, 이날 안건이 상정되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인지 뚜렷한 반대 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최고위원은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의 방중 시기를 노린 것은 아니다"라며 "주승용 최고위원도 (조은 명예교수 임명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은 명예교수의 대안으로는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김상근 목사가 거론됐으나, 주승용 최고위원이 직접 몇 차례 접촉한 이만열 전 국편위원장은 끝내 고사했다. 김상근 목사는 본인의 의욕은 있었으나, 건강 문제로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달리 대안이 없어, 돌고 돌아 조은 명예교수로 되돌아온 셈이다.

    지난달까지로 돼 있는 활동 기간이 끝났는데도 해산을 거부하고 있는 혁신위의 요구대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이 인선됐지만, 혁신위의 또다른 요구인 세칙의 최고위·당무위 통과와 관련해서는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점령군처럼 무소불위의 행태를 보여온 혁신위의 행동을 보아넘겼지만, 활동 기간도 종료된 이상 이제는 당의 정식 체계를 통해 당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최고위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평가위의 선출직 평가) 세칙을 혁신위의 안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혁신위의 독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해 둔다"며 "평가위원이 구성되면 평가위에서 혁신위가 만든 안을 검토해 수정·보완해서 최고위에 올리고 최고위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위에서 만든 세칙을 일단 최고위에서 의결한 뒤, 평가위원들이 수정·보완 의견을 내서 최고위에서 다시 정리하는 방안('투샷')과 △혁신위가 만든 세칙을 최고위에서 의결하기 전에 평가위원들의 실질적인 논의를 거쳐 보완해서 최종적으로 최고위에서 한 번에 의결하는 방안('원샷')이 있다고 설명하며, '원샷' 쪽에 무게를 실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투샷이 아니라 원샷을 선택한다고 해서) 의지가 있느니 없느니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