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커녕, '표절 의혹' 제기에 떨떠름한 반응 보여
  •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한 것 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한 것처럼 얘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


    애당초 '사과'는 바라지도 않았다. 백번 양보해 '의도하지 않은 표절'이었다 치고, "고의성은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표절'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 만큼 당사자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정도의 말은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윤은혜는 13일 자신의 웨이보에 "어쨌든 감사하다. 히히"라는 당혹스러운 멘트를 남겼다.

    무엇이 감사하다는 걸까?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해당 프로그램에서 딱 한 번 일등을 했을 뿐인데 표절 논란으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는 차가운 반어법으로 여겨진다.

    현재 중국 동방위성 TV 예능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에 출연 중인 윤은혜는 방송 중 자체 디자인한 의상이 디자이너 윤춘호의 스타일을 베꼈다는 지적을 받고 '프로그램 하차 위기'까지 놓인 상황.

    패션계 일각에선 "윤은혜가 공개한 의상은 ▲물결 주름 장식인 프릴의 위치와 형태 ▲옷의 소재 ▲색상 등에서 앞서 출시된 윤춘호의 의상과 매우 흡사하다"며 "당사자의 해명 없이는 절대로 방송을 내보내선 안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랜 침묵을 깨고 내뱉은 윤은혜의 '첫 일성'은 진지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장난기 가득한 말 뿐이었다.

    이 글에서 윤은혜는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느냐"며 앞으로도 해당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출연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중국에서 제작·방영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 아무리 '반대'를 외쳐본 들, 중국 제작진이 윤은혜를 출연시키면 그만이다.

    어쩌면 중국 제작진은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논란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중국 시청자들 입장에선, (외국인에 불과한)한국 스타들의 '표절 논란'은 대수롭지 않은 에피소드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한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여신의 패션'이라는 프로그램은 단숨에 한중 양국에서 주목하는 방송이 됐다.

    따라서 매회 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는 제작진에게 이번 논란은 치부나 오점이 아닌, 또 하나의 '대박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SNS 멘션은 현지 방송 사정을 꿰뚫고 있는 윤은혜가 의도적으로 내뱉은 말일 수도 있다. 중국 방송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킬 심산으로, 논란을 부채질 할 수 있는 말을 일부러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이 의상이 중국 바이어에게 40억대에 팔려, 중국 쇼핑몰에서 한화로 11만원 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리지널 디자이너'로 여겨지는 윤춘호가 만든 의상이 이미 지난 4월부터 중국과 홍콩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의상이 동일한 시장에 쏟아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윤춘호는 "방송을 통한 윤은혜 씨의 표절 의혹 의상이 판매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르케가 판매되고 있는 중국과 홍콩의 백화점, 편집 매장, 그리고 아르케 고객들에게 혼란과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표절에 관한 문제는 국내디자이너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정의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이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윤춘호는 중화권 고객들에게 혼란을 야기 시키거나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선 당사자의 해명과 사과가 우선돼야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윤은혜는 사과는 커녕, 현재의 상황을 마치 즐기는 듯한 모습을 비쳐 팬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윤은혜가 9년 전에도 드라마 미술 담당자가 그린 실내화를 자신이 그런 것처럼 우긴 사례가 있고, ▲'여신의 패션' 1회와 3회에서 선보인 의상도 각각 BCBG와 돌체 앤 가바나 의상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을 믿게 되는 '리플리 증후군'일지도 모른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드라마 '궁'에서 미술을 담당했던 박정미씨는 "당시 윤은혜는 내가 만든 커스터마이징 실내화를 자기가 그린 걸로 말했었다"며 "윤은혜는 패셔니스타를 향한 열망과 예술적 재능이 있음을 인정 받고 싶은 나머지, 앞뒤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는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이처럼 디자이너들과 네티즌들의 성토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를 비웃는 듯한 '조소'를 날린 윤은혜. 과연 그는 어떤 심정으로 이런 철없는 글을 올린 걸까?

    해당 프로그램이 '가벼운'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오락 방송으로 소비되는 차원을 넘어서, 패션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건'으로 비화됐다.

    데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윤은혜가 과연 이번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한중 양국 네티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