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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참전용사 조부의 뜻을 이어받아 공군 조종사가 된 권기수 중위가 고등훈련기 T-50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공군
21일 열린 ’15-2차 고등비행수료식에서는, 6‧25 참전용사인 조부와 육군사관학교 생도인 여동생을 둔 ‘군(軍) 명문가’ 출신 신임조종사가 탄생해 주목을 받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216비행교육대대 권기수 중위로, 권 중위의 조부는 6‧25 당시 육군 22사단 68연대 척후병으로 참전했던 권영윤 씨(88세)이며, 여동생은 현재 육군사관학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권소연 생도이다.
권 중위의 조부는 전쟁 중 인민군 포탄에 튄 소나무 조각이 귀와 손에 박혀 부상을 입었다. 1955년 일병으로 제대한 조부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손자 손녀에게 올바른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가관, 본인이 겪은 참된 군인의 자세를 가르쳐 왔다. 권 중위는 “어릴 적 조부께서는 함께 집 밖을 나설 때마다 저에게 국가유공자 증표를 걸어주시곤 했다.
비록 전쟁의 후유증으로 보청기와 지팡이를 몸에서 떼진 못하셨지만, 본인의 참전 사실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셨다”라며 당시 기억을 전했다. 또한 경상북도 영주가 고향인 권 중위는 어릴 적 집 근처 공군 비행장에서 날아다니는 전투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되었다.
조부의 가르침과 더불어 하늘을 동경하던 한 소년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해 장교로 임관했으며, 부단한 노력 끝에 마침내 대한민국 하늘을 수호하는 ‘빨간 마후라’로 거듭났다. 조부의 가르침은 권 중위의 여동생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연년생인 여동생이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희망할 때, 권 중위는 누구보다 가까운 동료이자 멘토가 되어주었다. 여동생이 입교했을 당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교육이 실시되면서, 남매는 공군사관학교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의 고민과 어려움을 나누기도 했다.
권 중위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남다른 태도와 열정으로 훈련에 임해 입문비행교육 과정에서는 전대장상을, 기본비행교육 과정에서는 작전사령관상을 받는 등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고등비행교육 중에는 중대 학술장교 보직을 맡아 동기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기도 했으며 이번에도 역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참모총장상을 수상했다.
안타깝게도 몸이 불편한 조부와 하계군사훈련 중인 여동생이 수료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권 중위는 “자신이 아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조부의 삶을 손자, 손녀가 조금이라도 닮아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라고 수료 소감을 말했다.
이어 권 중위는 “비행교육과정을 거치며, 많은 교관조종사들께 조종기술 뿐 아니라 조부께서 말한 ‘참 군인’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라며, “본인도 훗날 최고의 교관조종사가 되어 후배들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