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군산경찰서에 '명의도용' 수사 의뢰
  • ▲ 군산의료원장 명의로 올라온 SNS 게시글과 관련된 조선닷컴의 기사. ⓒ 화면 캡처
    ▲ 군산의료원장 명의로 올라온 SNS 게시글과 관련된 조선닷컴의 기사. ⓒ 화면 캡처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작성자가 '군산의료원장'으로 표기된 메스르 원인과 백신, 감염 경로 등을 담은 글이 화제다.

    해당 글은 지난 4일까지 출처가 없고 의사 신원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메르스에 대해 잘 정리된 글'이라는 호평 속에,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호흡기내과의 한 교수가 작성자로 지목받는 등 추측이 난무했다.

    그러나 <뉴데일리> 취재결과, 해당 글은 '군산의료원장'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 내용 중 일부가 짜집기 돼 군산의료원측이 해당 글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작성자가 '군산의료원장'으로 지난 4일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은 다음과 같다.

    메르스 관련 군산의료원장이 정리했다고 해요.

    1.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입니다

    2. 코로나 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3.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중에서
    무척 유명한 녀석이 바로 사스입니다.

    4.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아주 빠르게 합니다.

    5. 이런 특징으로 인해서
    정확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6. 당연히 메르스의 백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7. 여기까지의 사실 때문에
    메르스의 공포심이 극대화됩니다.
    -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것이
    마치 치료약이 없는 불치의 병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8. 백신은 치료약이 아니라 예방약입니다.

    9. 메르스의 치료법이 없지 않습니다.
    당연히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해주는
    치료약과 치료법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면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는 약은 없습니다만,
    증상을 치료해서 결국 이겨내도록 하는
    약과 치료법이 있다는 겁니다.)

    10. 메르스에 감염되면 사람은
    호흡기 질병(감기), 심부전 이상, 소화기 이상을 호소하는데
    모든 증상을 치료가 가능합니다.

    11.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은 것은
    위 증상 중 심부전 이상과 호흡기 질환이
    취약환자 (노인과 아이)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고,
    이 질병이 널리 퍼진 곳이 중동이기 때문입니다.
    (노약자에 대한 처우가 그리 좋지 못한 지역입니다.)

    12.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의 사망이 제법 빨리 발생한 이유는
    환자들이 감염된 곳이 병원이었고,
    그 환자들이 모두 호흡기가 좋지 못한
    취약 환자였기 때문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메르스가 트리거(방아쇠)가 된 것이지
    꼭 메르스 때문에 죽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13.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메르스에 감염되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주 안에 완치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첫 환자가 발생되었고,
    정확히 10일 만에 완전 치유되어 퇴원했습니다.

    14. 다시 말하지만 백신이 없다는 것이지
    치료법이 없다는 게 아닙니다.
    (물론 걸리면 고생은 합니다.
    폐렴에 설사에 몸살이 같이 오는데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15. 메르스의 예방법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법은
    감기 예방법과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는 수준으로
    노력하면 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독감 (인플루엔자)보다
    전염력이 훨씬 떨어집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
    공기 중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입니다.

    16. 손을 자주 씻으세요.
    가글 또는 양치를 자주 하세요.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잘 드시고,
    적당한 운동을 하세요.

    17.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하는 노력을 한다면
    별 문제 없이 넘기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메르스가 이렇게
    사회적인 공포를 일으킬 정도로 커진 것은
    다른 거 없습니다.
    정부 관련부처의 대응이 미숙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위험지역에 방문하고 온 환자에 대해서
    따로 격리해서 치료했으면
    미국처럼 아무 문제없이 해결했을 것을
    우왕좌왕하다가 이 꼴 난 겁니다.
    초기에 현명하게 판단해서 대처했으면 됐을 걸 말이죠.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군산의료원장 김영진드림.


    군산의료원측이 지난 5일 군산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부분은 '군산의료원장 김영진 드림' 부분이다. 

    군산의료원측은 "해당글을 김영진 원장이 지인에게 받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글이 퍼진 것 같다"면서, "해당 글에 누군가가 '군산의료원장 김영진 드림'이라고 짜집기를 해 올려 김영진 원장이 상당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마치 치료약이 없는 불치병처럼 왜곡돼 국민 불안과 공포가 조장되는 것을 꼬집고, 지인들에게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증상 치료약과 치료법을 통해 결국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고 한 것이다.

       -군산의료원 관계자

    특히, 군산의료원측은 "실제로 김영진 원장은 호흡기나 감염내과가 아닌 정형외과와 스포츠 의학과 전문의이다. 그러나 지인에게 받은 해당 글 내용이 의사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지인들에게 '메르스를 이렇게 대처하면 될 것이다'해서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장은 해당 글을 받은 지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로써, 해당 글의 출처와 작성자는 또 다시 미궁속에 빠졌다.  

    이 같은 논란과는 별개로, 해당글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많은 이들에게 '리트윗'과 '퍼나르기'되며 빠르게 확산, '잘 정리된 글'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당 글에 대해, "치료를 받은 감염 환자들이 모두 낫는 병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메르스에 대해 비교적 쉽게 잘 설명한 글"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산경찰서 사이버수사대측은 군산의료원의 수사 의뢰 건에 대해, "(김영진 원장이) 해당 글을 올릴 때 '받은 글'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았고, 악플이 아닌 경우라 (명의도용)수사를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이 같은 사실을 군산의료원측에도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