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석과 득표 더해도 신상진과 오차범위 밖..'2016 총선 야권연대' 명분 '아리송'
  • ▲ 4.29 재보궐 선거에서 유일하게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무소속 김미희 후보. 그가 구 통진당 세력의 새로운 얼굴마담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데일리DB
    ▲ 4.29 재보궐 선거에서 유일하게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무소속 김미희 후보. 그가 구 통진당 세력의 새로운 얼굴마담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데일리DB

    큰 지도를 그리며 사력을 다해봤지만, 기대만 못했다. 4.29 재보궐 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이 설 자리는 없었다. 

    헌법재판소의 해산심판에 따라 통합진보당이 사라지면서 시작된 4.29재보선.
    당초 통진당 전 의원들이 정권심판을 주장하며 선거 지역 곳곳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선거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야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구 통진당 출신 후보자들의 지지율은 바닥을 기었고 결국 서울 관악을의 이상규, 광주 서을의 조남일 후보 등의 잇따른 사퇴로 이어졌다. 야권 텃밭인 관악을에 출마했던 구 통진당 소속 무소속 이상규 후보는 "어떤 후보들은 내 옆에서 사진 찍히는 것도 두려워했다"며 사표를 내던졌다. 

    이 와중에도 성남 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는 달랐다.

    김미희 후보 역시 당선 확률은 극히 낮았지만, 끝내 사퇴하지 않았다. 그걸 알면서도 유일하게 김미희 후보만이 선거를 완주해 그 배경에 관심이 높아진다. 

    이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야권연대'의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유일하게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한 김미희 후보였기 때문에, 선거보전금 대상이 가능한 점을 이유로 드는 견해도 있었지만, 지역 정가의 의견은 달랐다.

    김미희 후보가 완주함으로써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29 재보선은 통합진보당 해산선고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야성 강한 지역 곳곳에서 후보를 출마시키며 야권의 표를 갈라먹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연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권자의 심판은 냉혹했다.

    최종 개표 결과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는 총 36,859표로 55.90%를 얻었고,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는 23,490표로 35.62%를 얻는데 그쳤다.

    김미희 후보의 득표율 8.46%를 합쳐도 신상진 후보와 11.82%p 차이가 나는 완패였다.

    오히려 탈당을 강행하고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는 과반이 넘는 52.37%를 얻어 29.80%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여권 관계자는 "더 이상 통합진보당 세력이 야권연대 대상으로 논의되기 어려울 듯하다"며 "광주 선거 결과와 관악을에서의 정동영 후보의 선전으로 새로운 연대 상대가 떠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후보가 내심 기대했던 '제2의 이정희' 전략도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사라졌다. 통진당을 유일하게 알림으로써 '구 통진당의 새로운 얼굴마담'이 되려는 의도다.

    구 통합진보당의 '원조 얼굴마담'은 이정희 전 대표다. 그는 2012년 대선에 출마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은 뒤 사퇴했다. 전 국민이 보는 TV토론에서 그가 남긴 인상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 ▲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선고에 대해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4차 원탁회의 참가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채널 A 방송화면 캡처
    ▲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선고에 대해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4차 원탁회의 참가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채널 A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선고 이후 이정희 전 대표는 부친상과 병치레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최근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상태다.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이석기 전 의원마저 내란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구 통진당은 구심점을 잃었다.

    자연스럽게 김미희 후보는 4.29 재보선에서 구 통합진보당 출신 중 유일하게 선거 레이스를 완주한 국회의원 후보로 남았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미친 만큼 통진당 '최후의 보루'로 남지는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