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마 '무모한 도전' 반대했지만… 소신 지켜주고 싶어 "캠퍼스서 처음 만난 정승은 '작고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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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4.29 재보궐 선거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정승 후보(왼쪽)와 아내 한수명씨의 전남대학교 졸업 앨범 사진. ⓒ정승 선거사무소
    ▲ 4.29 재보궐 선거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정승 후보(왼쪽)와 아내 한수명씨의 전남대학교 졸업 앨범 사진. ⓒ정승 선거사무소

     

    "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KBS 개그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용감한 녀석들>이 돌아왔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승 후보의 부인 한수명씨는 자신의 남편을 '용감한 녀석'으로 소개했다.

    새누리당의 볼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에, 그것도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 공직생활 밖에 모르던 남편의 출마를 무모한 도전이 아닌, '용감한 도전'으로 본 것이다.

    한 여사의 내조는 다른 정치인 아내들과는 사뭇 다르다. 출신지를 전면에 내세워 지역 감정을 조장하지 않고 무작정 센 발언을 내놓지도 않는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아내인 김정숙 여사는 최근 인천 서·강화을에 지원 유세서 "강화의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친 문재인 대표의 약속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수명 여사가 택한 방법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정승 후보가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에 4선 의원까지 지낸 천정배 후보, 새정치연합 전 조영택 의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한 여사는 페이스북에 "저의 반쪽인 남편 '용감한 녀석' 정승 후보를 많이 꾸짖고 혼내서 올바른 길을 걷는 정치인이 되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어 "안사람 한수명이 정승 후보를 감시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승·한수명 부부의 첫 만남과 함께 두 사람의 대학 졸업사진도 공개했다.한 여사가 기억하는 정 후보는 '작고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청년'이었다.

    한 여사는 "학생운동을 하던 경제학과생(정승 후보)은 노동법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고 싶어 옆 법학대학을 찾아가 법을 공부했다"며 "부조리를 고치려면 행정가가 되야 한다는 목표로 대학 3학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한 열정과 목청 큰 남편이기에 싸우기도 했다"면서도 "진실된 남편이기에 이번 선거에 용기를 보내고자 한다"며 남편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현하기도 했다.

    한 여사가 처음부터 남편의 출마를 응원했던 것은 아니다. 광주가 고향인 한 여사가 호남의 정서를 모를 리 없다. 더군다나 호남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겠다는 남편이었다. 한 여사가 마음을 달리 먹은 것은 순전히 '남편'의 굳은 결심 때문이었다.

    그는 "모두 말리는 광주에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도전하는 남편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적었다.

    한 여사 측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제안에 정승 후보가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집안 회의도 여러차례 할 정도로 숙고 했지만, 출마로 뜻을 정한 뒤부터 한 여사도 전적으로 남편을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매일 유권자를 만나는 정승 후보의 모습은 완벽하게 한수명 여사 '작품'이다. 옷과 신발, 안경까지 모든 코디를 직접 챙기고 있다. 한 여사 측은 "저녁 늦게 귀가하는 후보에게 '수고하셨다'는 위로를 드리며 더 열심히 뛰라는 의미로 '따뜻한 협박'도 덧붙이고 있다"고 했다.  

    한 여사의 글을 본 정 후보는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사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저도 그만 짠해졌습니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그는 "전남대학교 3학년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대전연수원으로 들어갈 때 한 여사는 광주 대인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눈물 흘리며 올바른 공무원이 되라며 간곡히 부탁했었다"며 "저의 감시자"라고 소개했다. 

    정승 후보는 지난 31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약발표회에 참석해 "광주시에 국회의원 8명이 30년 동안 야당인사였다"며 "여당이 한 사람이 되면 야당이 얼마나 달라지겠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식약처장 등을 해본 경험으로 100대 기업들을 많이 안다"면서 "국가 청년 일자리 창출 센터를 유치해 국가기관 과 대기업,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법적 뒷받침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3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광주 서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승 후보의 지지율은 9.6%였다.

    이 지역에서는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28.7%로 앞서고 있고,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가 22.8%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두 지역에서 각각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유선RDD를 통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했다. 서울 관악을의 응답률은 16%, 광주 서을의 응답률은 18.3%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