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 ‘최고존엄’ 소리 ‘미공급 시대’로 끝나…성상납 대가로 노동당 입당도
  • ▲ "아니, 나 최고존엄 맞다니까? 고모부, 뭐라 말 좀 해봐요. 아, 고모부 죽었지…."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을 '최고존엄'으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아니, 나 최고존엄 맞다니까? 고모부, 뭐라 말 좀 해봐요. 아, 고모부 죽었지…."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을 '최고존엄'으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자기 안마당에서도 여지없이 뭉개지고 있는데 아래 동네일(한국)까지 참견할 주제가 되나? 우리한테 최고존엄은 내 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 밖에 없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접촉한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인권단체와 우파진영이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가진 뒤 김정은 집단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는 소식을 들은 북한 주민들의 냉소적인 반응을 소개했다.

    지난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우리에게 최고존엄은 곧 돈”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씨 일가를 최고존엄으로 떠받들던 것은 ‘미공급 시대(고난의 행군)’에 이미 끝났다”고 덧붙였다.

    “북한 집집마다 보관하던,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가 그려진 단행본, 저작집, 회고록조차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 휴지와 땔감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통의 설명은 김씨 일가의 초상화, 사진 등을 훼손하면 처벌받는 북한 사회를 떠올리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훼손’하는 게 아니라 아예 책 자체를 모두 태워버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 한국에서도 그 가치 때문에 화제를 모았던 김일성, 김정일 배지 또한 ‘꼭지’라고 불리며, 장마당에서 북한돈 5,000원에 팔린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5,000원이면 입쌀 1kg 값도 안 된다”며 ‘최고존엄’의 가치가 그 정도 헐값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설명했다.

    지난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의 국경경비대원은 “조선노동당 당원증도 딱지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여군들 사이에서 ‘딱지 뗐냐’는 질문은 “노동당 입당했느냐”는 뜻이라고 한다. 여군들이 당 간부에게 성상납을 한 대가로 당원이 되는 현실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국경경비대원은 “요즘은 노동당 당원증을 ‘70위안’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북한 여성들이 하룻밤 성매매 대가로 받는 돈이 보통 70위안(원)인데, 이렇게 성상납을 하고 입당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김정은을 가리켜 ‘최고존엄’이라고 하지만 그를 최고존엄으로 생각하는 북한 주민들은 거의 없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진짜 ‘최고존엄’은 그들이 먹고 사는 데 필요한 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