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중원 장악 위해 넘어야 할 걸림돌 수준 넘어서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을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는 정청래 최고위원을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중도·경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곁에는 강경파 최고위원이 있어 이러한 행보의 빛이 바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표는 11일에는 대전에 내려가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전날에는 경기도청을 찾아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지사와 연정(聯政)을 화두로 대담을 나눴다.

    이는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제시한대로 지역·이념·계층·세대의 중원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진정으로 지역·이념·계층·세대의 중원을 확고한 지지층으로 삼으려면 극단적 막말을 일삼는 주변의 유력 당직자도 언제든 쳐낼 수 있을 정도의 각오가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물론 문재인 대표도 그간 나름대로 노력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세월호 유가족이 팽목항에서 인양 촉구 범국민대회를 연다"며 "문재인 대표도 함께 하니, 많은 국민이 함께 해달라"고 말하자,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한 순배 돈 뒤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다시 잡고 "범국민대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건 결정된 바 없다"고 공개적으로 주의를 줬다.

    지난달 말에는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최고위원들은 발언을 짧게 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말이 길고 많으면, 말실수나 막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경고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표의 일침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진짜 나쁜 대통령"이라는 '막말'을 한 직후에 이뤄진 점도 시선을 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통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모양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똑같은 말을 해도 언론은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한 박근혜 의원의 말은 고운 말이고, 내 말은 막말인가"라고 자기 성찰보다는 언론 탓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문재인 대표가 진정한 중원을 장악하기 위해, 넘어야 할 걸림돌 정도가 아니라 큰 장벽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2017년 대선을 승리를 위해서는 당장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극단주의자·강경파·막말 의원을 과감하게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 2·8 전당대회 기간 중 문재인 캠프에서 정무 업무를 담당했던 권오중 전 서울특별시장 정무수석이 눈에 띈다.

    권오중 전 수석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도 분류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권오중 전 수석이 정청래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마포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